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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다름과 틀림에 대한 변명

by 김PDc 2014.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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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많은 일들을 해온 같다. 부족하지만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남고자 했다. 일련의 행동들에 대해서 지금 후회는 없다.

 

어제는 오랜만에 30년지기 친구와 만났다. 아빠의 덩치를 추월할 같은 아들녀석을 데리고 시커먼 맥주를 들고 찾아 녀석의 앞니가 없다. 30여전 사촌 동생과 장난을 치다가 빠진 앞니를 겁도 없이 그대로 끼워 넣고 다니던 녀석은 30여년이 지난 어느 앞니가 빠진 상태로 앞에 등장한 것이다. 녀석의 일상을 너무도 소상하게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저 황당할 뿐이었다. 녀석의 몸이 망가지고 있는지 망가진 몸으로 버려야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부여잡고 있는지 나도 알고 녀석도 알고 있지만 나의 말을 그저 듣기만 하는 녀석의 심정은 내가 모르는 나와 다름과 틀림의 중간에 있으리라는 생각을 지울 없게 만든다.

 

오늘은 다음달이면 캐나다로 떠나는 친구를 만난다는 연락을 받았다. 해전 아내를 사별하고 아이를 키우던 녀석이 불현듯 땅을 떠나서 살겠다는 선포를 한지 달이 되었다. 만나서 소주한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어 왔는데 다른 친구 녀석들이 날을 잡은 모양이다. 애써 가라는 말도 못하고 그렇다고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하지도 않으면서도 무어라 딱히 말이 없기에 자리에 참석을 해야 하는지도 고민이 된다. 어쩌면 다름과 틀림을 애써 찾으려 하는 갈증에서 오는 위선 일지도 모르겠다.

 

아내에게 미안하다. 번이나 사업에 실패하고 꼴을 보여준 남편이기에 스스로 위축이 만도 한데 오히려 큰소리 치는 모습을 그녀는 얼마나 원망 했을까 그러고도 하고 싶은 일들만 하고 다니고 마시지 말라는 술에 피우지 말라는 담배를 달고 다니는 남편은 아마도 사랑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증오의 대상으로 변질되어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부부는 다름과 틀림이 아닌 이상의 무엇이 존재하리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세상사라는 것이 좁다. 울타리 하나를 벗어나면 얼마나 꿈들이 꿈틀거리는지 모를 일인데 나는 맞고 너는 틀리고 그렇게 주관적인 판단을 가지고 살아가야만 하는 울타리 인간으로 남는다. 오늘도 술자리가 있으니 아내는 없이 잔소리를 해댈 것이고 술자리에 나와 다른 정치색을 가진 이와 한참을 논쟁 것이며 소주와 맥주와 양주 사이를 이슬이냐 카스냐 또는 양주는 브르조아 어쩌구 저쩌구 하는 논쟁 속에 서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제 지난 2년동안 해온 일들을 정리하려 한다. 이유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10 정도 손에 쥐어 줘야지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캐나다로 친구를 만나러 소주 들고 불현듯이 떠날 있는 그런 모습이 되어야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지치고 지친 영혼의 방황으로 몸이 망가진 이들에게 세치의 혀가 아닌 물질적인 도움을 줘야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이다.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틀린 지는 모를 일이다.

 

오늘 아침 작은 녀석이 콧등을 문지르며 뽀뽀를 해댄다. 빨리 일어나라는 신호다. 간밤의 숙취는 모두 잊은 나는 출근 준비를 한다. 녀석이 아빠의 귓볼에 살며시 속삭인다.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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