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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화이트데이 아내에게 사탕대신 선물한 꽃

by 김PDc 2015.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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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화이트데이라는 정체 불명의 날입니다.

 

지난 발렌타인데이에 아내는 사랑해라는 문구가 씌어진 주먹만한 초콜릿을 책상 위에 놓았더군요. 그냥 지나가기가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어쩌면 특별하게 기념일을 챙기지 못하는 남편에게 작은 돌을 하나 던졌는지도 모릅니다. 결혼 기념일을 까먹는 것은 다반사요 아내의 생일 아이들의 생일까지 까맣게 잊고 지내는 남편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남겼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내는 꽃을 좋아합니다. 시골에서 들꽃과 함께 자라서 그런지 저보다도 많은 꽃과 들풀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간혹 시간을 내서 화원을 가곤 하는데 사실 얼마 되지 않는 값이지만 아내에게는 선뜻 송이의 꽃을 사는 조차 어려운 모양입니다. 꽃을 돈으로 아이들의 간식을 사겠다고 말하는 아내에게서 엄마의 사랑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리고 미안 했습니다.

 

화원에 갔습니다. 예쁘게 물들여 놓은 안개꽃 다발에 송이의 꽃만 꽂아주기를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고풍스러운 포장을 동안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년의 세월 동안 힘들고 어려울 그래도 곁을 지키며 묵묵하게 응원해주던 사람은 친구도 아니고 아이들도 아니고 오직 아내였습니다.

 

여보. 송이의 꽃은 오직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뜻이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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