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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10살 딸아이의 부모 교육

by 김PDc 201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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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할아버지의 납골당에 다녀온 딸아이가 묻습니다.

아빠. 할머니께 오늘 받은 드려도 ?”

?”

어버이날 선물로 드리려고

아빠, 고모, 고모부 등등 어른들께 받은 돈을 주섬주섬 챙깁니다.

그러렴

편지도 써서 드릴께?”

부녀의 대화는 그렇게 짧게 끝이 났습니다.

 

막내 아들의 늦은 결혼으로 노심초사 하시던 부모님들 사업을 한다고 고향으로 돌아오던 그때가 녀석이 태어난 한달 되던 때였지요. 쉽게 집을 구하지 못해 부모님이 달을 봐주시고 분가하고서도 주말이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지내던 녀석 3년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타시는 할머니를 위해 터울 남동생과 주말마다 할머니를 찾아갔던 녀석이 할머니께 어버이날 선물로 용돈을 드린다 하니 기특하더군요.

 

어버이날 아이들을 데리고 할머니를 찾아 갔습니다. 딸아이는 주섬주섬 카네이션을 챙기고 무엇인가 준비했던 여러 가지 선물들을 쇼핑백에 담습니다. 동생녀석도 이에 질세라 주섬주섬 과자도 챙기고 자기가 제일 아끼던 사탕도 챙기더군요. 할머니 가져다 드린다고요.

 

아이들을 먼저 어머니 집에 들여 보내고 주차를 하였습니다. 터벅터벅 현관문을 열고 들어갈 즈음에 어머니는 울먹이며 딸아이의 딸아이의 편지를 읽고 계십니다.

 

할머니께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서희에요.

제가 드린 돈으로 할머니 친구분들과 점심이나 저녁 드세요.

할머니께서 어린이날 만원을 주셔서 3배로 보답하는 거에요.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진지 드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어버이날 선물이에요.

할머니 댁에 갔을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희 올림

 

오랜 시간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갑니다.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군대로 바로 향하던 시절부터 생각은 않고 중국이든 어디든 떠돌아 다니며 그렇게 지긋지긋하게 속을 석여 드리던 시절까지 갑자기 사업 한다고 일을 벌이다 빚잔치까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지켜봐 주시던 어머니 그리고 꼬깃꼬깃 당신의 쌈짓돈을 아무도 모르게 주머니에 넣어주시던 일들이 빠르게 책장을 넘기 흘러갑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딸아이의 편지를 읽으며 잠시 잊고 있던 말을 다시금 각인 시켜봅니다.

 

오늘도 어머니는 친구분들께 딸아이의 편지를 들고 자랑을 하십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손녀 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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