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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족농장 아니 지옥 농장

by 김PDc 2017.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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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고춧대를 박아 달라는 큰 형님의 부탁으로 가족 농장으로 향합니다.

간단하게 한 20여 개만 박아주면 될 일이라 하여 낡은 단화를 신고 쫄래쫄래 갔더랬죠.

뭐 고춧대 박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농장에 풀이 우거졌다고 형님이 예초기를 메시고부터입니다.


어머니와 형수님이 삼겹살을 구워주시고 거나하게 한상 차려 먹고 빈둥거리려니 참으로 거시기하더군요.

그리고 한마디 "형님 제가 할게요."


휘발유와 윤활제를 섞어 쓰는 우리 집 예초기는 오토바이보다 힘이 좋은 구형입니다. 하지만 그 위력은 대단하죠. 

1500평의 넓은 우리 집 가족 농장.

꼼꼼한 형님의 코치로 이곳저곳의 구석진 잡풀들을 제거하고 나니 오후 6시가 다 되어가더군요.


다리가 후들거리고 양 팔은 이미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타인의 것이 되었습니다.

입에선 신물이 넘어오고 하늘은 어질 거리고...

예초 중에 튀어온 돌멩이에 두드려 맞은 다리와 손가락은 욱신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너스레를 떱니다.

"뭐 아무것도 아니네... 형님 이제 언제 예초하실 거예요?"

"이제 8월에는 해야겠다."

"그땐 처음부터 제가 다 할게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8월에는 장기 출장을 떠나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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