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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붕어

by 김PDc 2017.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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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


붕어는 

바늘밥 먹고 큰다

월척이 되기까지

수십수백 번 

뚫리고 아물던 주둥이

말없이 뻐끔거리며 큰다

수십수백 번

살림망에 투옥되는

무고한 답답함에서 큰다

수천수만 번

미늘에 찔리는 사람의 가슴처럼

아픈 반복에서 큰다

붕어는

바늘밥 먹고 물 밖에 나왔다

잠시 빼앗긴 물숨에서

세상이 비린 것을 알았다

비린내 배인 몸으로 돌아가

붕어는

다시 오지 않았다


- 김주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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