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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건강칼럼] 결핵의 또 다른 얼굴, 잠복결핵

by 김PDc 2016.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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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선병원 호흡기내과 송준휘 과장


2009년 신종플루(Influenza H1N1) 대유행, 2014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국내 발병과 간헐적인 지카 바이러스의 한국인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전염성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염병의 전파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들도 병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전염병 중에서도 결핵은 수천 년간 인간을 괴롭혀온 병이다. 특히 잠복결핵은 체내에서 소수의 균으로 살아있는 동안에는 전파의 위험이 없지만 활성화되면 전염성을 띤다는 점에서 사전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성선병원 호흡기내과 송준휘 과장의 도움말로 결핵의 또 다른 얼굴, 잠복결핵에 대해 알아본다.

 

몸 안에서 소수의 균으로 살아있는 잠복결핵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진료 지침에 따르면 잠복결핵이란 체내에 소수의 살아있는 균이 존재하지만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으며, 증상이 없고, 객담 검사와 흉부 X선 검사에서 정상인 경우로 정의한다. 병의 정의를 다시 풀어보면 잠복결핵은 실제 몸 안에 적은 수의 결핵균이 들어와 있는 것은 맞지만, 소수의 균이 활동을 시작하기 전 잠복한 상태로만 있기 때문에 남에게 전파되지는 않는다.

 

최근 결핵 접촉이나 전염에 관한 언론보도가 잦은데, 사실 잠복결핵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주위를 맴돌던 익숙한 질환이다. 2006년에 들어서면서 잠복결핵의 비율이 28%(1045명 대상 연구)로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과거 투베르쿨린 검사를 통해 실시한 전국결핵실태조사를 보면 20-24세의 양성률이 198574.5%, 199559.3%에 달했을 정도로 높았다.


흉부사진, 혈액검사로 잠복결핵 확인

 

활동성 결핵은 폐암이나 전신에서 나타나는 염증질환인 유육종증과 같이 치료방법이 전혀 다른 질환과 감별이 어려워 몇 단계의 검사를 필요로 한다. 잠복결핵 역시 한 가지 검사로만 병의 유무를 알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흉부 단순 X선 검사를 통해 활동성 결핵을 시사하는 큰 병변이 없는지 확인한다. 거기에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와 혈액검사를 추가한다.

 

투베르쿨린은 결핵 진단을 위한 피부 검사에 쓰이는 항원으로 결핵균에서 추출한 글리세린을 말한다. 정제된 투베르쿨린을 팔 안쪽의 피내에 주사한 뒤 48~72시간 후에 붉게 부풀어오르는 피부 병변의 크기로 결핵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를 원칙으로 했지만, 결핵 예방 접종 등의 요인으로 결과가 왜곡돼 나오는 위양성 문제와 시약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요즘은 혈액검사를 더 권장하는 추세다. 흉부사진과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보일 경우 가래검사와 흉부 CT, 필요에 따라서는 기관지내시경 검사로 정밀 검사를 하고 잠복상태를 넘어선 활동성 폐결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잠복결핵 확인 시 결핵약 복용해야

 

활동성이 있는 결핵이 아니라 잠복상태의 결핵으로 확인되면 그에 맞는 항결핵제를 선택해서 복용해야 한다. 항결핵제로는 아이소니아지드(Isoniazid, 1951), 리팜핀(Rifampin, 1959), 에탐부톨(Ethambutol, 1961), 피라진아마이드(Pyrazinamide, 1956)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잠복결핵은 경우에 따라 한두 가지 약을 선택하여 복용하고 활동성 결핵 환자는 네 가지 또는 세 가지 약을 동시에 복용한다. 이들 약제는 괄호 안에 각각 소개된 연도에서 알 수 있듯 60년에 달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도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치료약에 대해 꾸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치료효과와 부작용의 측면을 모두 고려했을 때 결핵의 첫 치료에서 여전히 가장 중요한 약제들이다.

 

직장·학교 밀접접촉자까지 혈액검사 지원 확대 필요


잠복결핵의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IGRA)는 최소 3일에서 길게는 1주일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검사비용 또한 10만원에 달하는 고가인데 지금은 검사비의 국가지원 대상자가 결핵환자의 가족단위 위주로 책정돼 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결핵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은 본인이 고가의 비용을 부담해가며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 잠복결핵의 원활한 선별검사와 치료를 위해서는 혈액검사의 검사비 보조 대상자를 가족 단위에서 직장과 학교 내 밀접접촉자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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