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PDc 2019. 5. 1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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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꺾이지 않는다

풀은 부러지지도 않는다

바람이 거칠면 서로의 알몸을 끌어안고

지독한 눈물의 몸살이 그랬던 것처럼

휘어졌다 다시 일어선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제 곡절을 끝내듯

풀에게도 초록의 시간은 여지없으니

햇살이 얇아지는 날

뿌리에 남은 마지막 힘을 악물고

살아 냈던 세상에 풀씨를 사리처럼 토하며

풀은 풀로서 죽는다


시에 뼈를 묻고 죽는 시인처럼

풀은 푸른 도를 통한 것이겠지요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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