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PDc 2019. 7. 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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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변


뭐 빠뜨린 것 없나 잘 생각해 봐


먼 여행을 떠날 때마다 

우리는 서로의 준비물을 간섭했다


들뜬 마음으로 훌쩍 떠나고 나면

무엇 하나 꼭 빠뜨린 것 같은 

하얀 느낌


신이 나서 도시의 경계를 벗어났을 때

아차 싶은 것


여정을 끝내고 지쳐 되돌아오면

그 자리에 고스란히 있었다


바삐 산다고 사는 일도 그러해서

뭐 하나 빠뜨리고 아차 하며 사는 짓


반년이나 지나버린 시간의 변명을 구하며

태양의 눈을 피하는 사이


칠월에 굵어지며 익어 가는 뜨거운 열매들은

절대로 씨앗을 빠뜨리지 않았다


꼭 한 해가 저무는 곳에서 아프게 꺼내 보는

서로의 그렁한 가슴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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