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PDc 2019. 7. 2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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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갑자기 우릉 쾅쾅 쏟아지는

소낙비

후다닥 뛰지 않는 사람은

비의 비가 비의 비창에

흠뻑 젖어 버리던 우기의 비애가 

한 번쯤 있었으리라

쨍쨍거리는 하늘 아래 잠깐 쏟아지는

여우비 같은 홍반의 사랑

하나쯤 버리지 못하였으리라

금세 속살까지 젖어 오는 

소낙비

이토록 시원한 직설의 연가 속에서

처마 없는 풀잎처럼 고스란한 것들은 

뛰어가지 않았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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