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1989, 흑석동에서 우리는

김PDc 2019. 11. 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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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흑석동에서 우리는


잡풀의 끈질긴 억척도 허락하지 않는

건조한 산턱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척박의 생태도 두렵지 않았다

추진 돌의 물기라도 적셔 내려고

오그린 몸을 서로서로에게 바짝 하며

찬 바람에 체온을 긁히며 품어 내는

부정거사의 이로운 약성이 청하다

황무한 터에 시원의 기억을 끌고 와

군락진 부처손

짙푸른 비늘 풀 비늘로 돋아

차갑게 맺히는 이슬마다 별빛을 켜고


아, 가파른 암벽의 경사에 박힌 뿌리들이

단단한 돌의 힘을 삼키고 있었다



* 부정거사 - 정한 기운을 북돋아 사한 기운을 물리친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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