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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김치2

김장을 마치고 먹는 수육은 천국입니다. 매년 본가에서 형님 누님과 오손도손 모여 하던 김장 이제는 연로하신 어머니 혼자 남아 각자의 집에서 김장을 하기로 해서 아내와 둘이서 김장을 했습니다. 막둥이 걱정되셨나 어머니께서 이른 아침부터 오셨네요. 어머니 아내 오손도손 김장을 하고 저는 명령에 따라 뒤처리만 했네요. 늦은 점심을 수육으로 준비한 아내 꿀같은 점심 수육에 김장 김치는 천국의 맛으로 남습니다. 다들 김장 잘 하셨는지요? 2023. 11. 27.
문득 문득 늦은 김장으로 분주한 오후 절인 배추 위로 검불이 떨어졌다 무심코 올려다 본 하늘에 눈이 가득 들었다 마당의 목련이 주저주저 꽃방을 밀어 올려 감싸던 껍질들이 사소한 구호처럼 떨어져 내렸다 지난 봄 꽃샘추위로 쏟아졌던 백목련을 떠올렸다 뾰족 내민 꽃방이 수다스런 계집아이들 같아 보여도 빈 입술을 일제히 버리는 걸 보면 지난 일은 묻어두려나 보다 거두어들인 기억이 스스로 익을 때까지 견뎌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을 것이다 동안거에 들 듯 입을 다문 채 몸을 열고 초겨울 한기가 제 몸에 스미도록 허락하고 있다 새봄 반짝 추위로 꽃잎이 까맣게 타들어 갈지라도 목련은 꽃잎에 하얀 겨울의 흰 피를 가득 모을 것이다 견디는 게 잘 사는 방법이라던 그날그날의 다짐들이 내 몸에서 절여지고 있다 올겨울 김장김치가.. 2019.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