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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2

청감 청감 요즘 장사해 먹고 버티며 사는 짓이 몇 그램의 기대를 쥐고 견딜까 찢어 버리고 싶은 짓무른 위안을 품고 술 취해 돌아가는 모퉁이 담길에 감나무 사는 꼴이 꼭 도덕 선생 같다 모진 꼴을 올려다보라고 청감이 옹골차다 짙푸른 껍질이 전사의 눈빛이다 끝내 어느 날 붉은 속살 불 싸지르고 씨앗 뿌려 낼 너 나름의 인내 불볕 먹는 가지 끝 꼭지에 매달려 아직은 진저리나도록 떫을 악착스런 단단한 꿈 주렁거렸다 부끄러운 내 시름을 내려다보며 주렁거리게 굵어지고 있었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2019. 8. 12.
풍경 풍경 회의는 오후 세시에 열린다고 했다 유리창을 뛰어 넘은 햇살이 회의실 바닥으로 떨어지며 소집을 알렸다 모이는 사람들은 순서가 있어 생각이 많은 이가 생각이 없는 이보다 먼저 왔다 회의가 생기는 회의일수록 눈치껏 끄덕이거나 혹은 눈치를 채지 못하게 끄덕끄덕 거렸다 알 만한 상황이고, 알 만한 사람만 참석했는데 예상과는 다른 일이 벌어졌다 회의가 좌우로 튀다가 진보의 햇빛과 보수의 눈빛이 햇빛과 눈빛을 서로 바꾼 것이다 별일 없었다고 수습은 했지만 눈곱만큼도 관련 없는 햇살이 멱살을 잡혔다 늦게 와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이들 때문이라고 회의실 구석 있던 온풍기를 타고 소문이 돌았다 햇살이 억울한 오후였다 - 이국형 - 2019.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