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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3

붕꽝 붕꽝 도통 알 수 없는 일 붕어의 마음 물청태 때문에 월광 때문이라 알면서도 무슨 욕심이 그리 나던지 별빛 물 바람 개구리 소리 시원한 침묵 가슴 망에 가득 담아 오면서도 도통 알 수 없는 것 붕어는 오지 않고 피라미 극성에 꾸깃꾸깃 조바심 부리던 내 성질머리 꾼이 되려면은 아직 멀었다. - 김주탁 - 2019. 5. 13.
이별 이별 낚시가 금지된 이후론 갈 일이 없었다 눈 내리던 추동리 버스 정류장 마산집 누룩 둥둥 떠 있던 동동주며 앞산 숱한 까투리들 건너 마을 우물 속에 살던 붕어 두어 마리 모두의 안부가 궁금했지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김치전을 돌담 너머로 건네주시던 옆집 벙어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대기업 입사 시험에 떨어진 후론 웬지 그 곳이 싫어졌다 이제 찾아간다 수자원 공사에서 퇴거명령서가 왔을 거라는 형님의 심부름으로 기억을 더듬어 잡풀처럼 무성하다가 시들어진지 삼십 년 과연 집은 그대로인가 쥐약 먹고 죽은 개를 파묻었던 뒤안 감나무는 얼마나 자랐을까 이별을 마주 하러 간다 - 이영길 - 2019. 5. 10.
붕어 붕어 붕어는 바늘밥 먹고 큰다월척이 되기까지수십수백 번 뚫리고 아물던 주둥이말없이 뻐끔거리며 큰다수십수백 번살림망에 투옥되는무고한 답답함에서 큰다수천수만 번미늘에 찔리는 사람의 가슴처럼아픈 반복에서 큰다붕어는바늘밥 먹고 물 밖에 나왔다잠시 빼앗긴 물숨에서세상이 비린 것을 알았다비린내 배인 몸으로 돌아가붕어는다시 오지 않았다 - 김주탁 2017.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