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1 누군가를 떠난 뒤에도 그 자리에 가슴을 두고 갈 수 있다는 것이 누군가를 떠난 뒤에도 그 자리에 가슴을 두고 갈 수 있다는 것이 2019년 5월 12일 21시 21분 6호차 18호석 나어린 여자의 화장기는 짙은 경계다 이데올로기보다 무서운 것은 단절이다 이데야 서로 치고 박고 한다지만 외면의 가면을 쓴 단절은 침묵의 소음과 동행한다 어디까지 가느냐 지금 뭐 하느냐 무슨 일로 거기까지 가느냐 앞으로 뭘 하려고 그러냐 나이가 어떻게 되냐 애인은 있느냐 입이 근지러워 참기 힘든 것은 내 오래 전 동석의 말품을 한없이 나누던 지친 여로의 습성 때문이었을까 도심을 떠나 달리는 차장 밖 시커먼 들녘에는 삶은 계란 껍질 같은 조각별들이 던져지고 사람의 눈빛은 간지러운 졸음에 무거워지며 떠나는 것이 매일같이 익숙한 열차 혼자만 온몸으로 시끄러웠다 부경선의 상행 속에 혀끝에 돋는 비.. 2019. 5.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