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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일작36

채송화꽃 _ 김주탁 채송화꽃 너 요즘 사는 게 너무 힘들지 않니 가끔 혼자 남아 있을 때 높이가 허물어진 낡은 기억의 담벼락에 짓궂은 낙서를 해봐 장맛비 그은 청야의 담 밑을 지키던 그 자그맣고 발그스렇던 일학년 맨 앞줄의 까만 눈망울 같던 채송화꽃의 키 낮은 인사 너 요즘도 그 옛날 순이 생각이 나니 아주 멀리 떠나온 날들을 쪼그려 앉아 추억의 귀퉁이에 핀 작은 표정에 거스름 하는 향기를 품은 생각 너 이제서야 쓴웃음 뒤에 알아 버리는 아련한 과거의 울 밑에 피는 채송화 꽃 너 요즘 사는 게 너무 그립지 않니 사람의 가장 아련한 곳에 마음의 가장 깊고 먼 곳에는 날마다 행선 잃은 그리움이 스쳐 가고 깜찍한 꽃 멍울을 활짝 터트리며 작은 꽃이 핀다 가련한 청순이 핀다 - 김주탁 - #김주탁 #채송화 #채송화꽃 #꽃 #시 #.. 2021. 7. 13.
성냥점 성냥점 취객들 발길 뚝 끊어져 찬 바람만 몰려다니는 홍등 골목에 지랄 같은 진눈깨비 뿌려대고 화장독 오른 짙은 색조의 얼굴들이 빼꼼 거리는 밤 그 짓도 애타도록 기다리는 일이라고 사람 하나 죽도록 사랑했던 북어처럼 깡마른 붉은 눈물에 불을 붙인다 맞댄 성냥의 유황이 휘릭 타오르고 까맣게 타버린 성냥 골이 뚝 꺾여져 버린다 늙은 화자가 혼잣말로 지껄인다 오늘 장사 안 될란가? 애먼 성냥만 자꾸 꺼내어 술독 오른 붉은 웃음에 불을 댕기고 있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컴퍼니슈퍼앤슈퍼 http://www.superandsuper.co.kr SUPER AND SUPER www.superandsuper.co.kr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제작홍보, 방송제작, 인터넷쇼핑몰 2019. 12. 6.
탱자와 감귤 탱자와 감귤 둥글고 도툼한 노란 껍질로 짙은 과육의 농도를 똑같이 품었음에도 너는 작고 엄청 시다 어느 외로운 경계를 참아내는 것일까 목피마다 치 돋는 날 선 가시에서 가시로의 깡마른 곡선들이 냉정하다 너의 진한 향기가 바람에 퍼지고 단단하게 씨앗들이 차오르는 완결에도 달콤한 유혹의 번식을 거부한다 미조의 손가락들이 감귤의 껍질을 벗기고 상큼한 밀도로 터지는 과립의 알맹이들을 망각의 목으로 넘길 때 탱탱하게 입 다문 외면이 성에꽃처럼 차다 모진 이별의 얼굴 하나를 앓는 일처럼 탱자는 작고 아주 시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컴퍼니슈퍼앤슈퍼 http://www.superandsuper.co.kr SUPER AND SUPER www.superandsuper.co.kr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 2019. 12. 6.
아버지와 유전 아버지와 유전 보리는 껄끄러움을 숭배하고 좁쌀과 수수는 작은 생김을 고집했다 입 다문 콩과 고구마 감자들의 싹눈들은 입고되지 않는 흰 살결의 백미를 궁금해 했다 걸툼한 나무 광문이 삐걱 삐이걱 거리고 살찐 암쥐 숫쥐 순간에 사라지고 반 허기에 달빛을 채우고 잠드는 밤 형과 나와 동생은 찬 바람에 떨어져 장독 위에 터져버리는 쌀밥 같은 뒤란의 농익은 홍시의 비명을 귓 꿈에 받아 적고 있었다 사내로 커가던 우리 형제들은 고집하고 숭배해야 될 먼 뒷날의 부정을 미리 선습하고 있었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컴퍼니슈퍼앤슈퍼 http://www.superandsuper.co.kr SUPER AND SUPER www.superandsuper.co.kr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 2019. 12. 6.
군밤 군밤 잘 익은 알밤이 터지며 소리친다 야 이 놈들아 사는 게 뭐 별거 있는 줄 아냐 춘하의 거친 시절 없이 단풍잎의 빛깔이 어찌 곱게 생겨 났을까 단 한 구절 달짝한 술 멍이라도 터트리고 서로에게서 붉게 떠나 가거나 서로를 붉게 떠나보내는 것도 불통에 요동치는 즉통의 비즈니스다 하여 군말 없이 뜨겁게 내어 줄 군더더기 없는 노란 알몸 하나라도 군밤처럼 남아 있다면 입천장이 화들짝 데이는 눈에 보이지 않던 뜨거운 불맛이라도 꿀꺽 달게 삼키는 짓 외진 서로의 속내까지 질끈 삼킨 뒤에야 새까 많게 타버린 껍데기를 버리고 한동안 다시 멀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 노점 불빛에 얼굴을 적셔 가는 걸음들아 청노란 연탄 불꽃에 찔리는 속 뜨거운 알밤들이 펑펑 소리치고 있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2019. 11. 23.
단풍과 담배 단풍과 담배 끊어야지 끊어야지 아침마다, 재차 독한 다짐을 하다가도 자꾸자꾸 담배 태울 일이 생겨나 처신에게 속고 또 속으며 연초 불의 연기를 섞어 들숨을 들였다 버려야지 버려야지 저녁마다, 수차 모진 결심을 하면서도 하루하루 담배 피울 일이 벌어져 사는 일에 지고 또 져가며 가슴속을 희석하는 연기로 날숨을 뱉었다 담배를 끊을래, 술을 끊을래 아니면 생목숨 중에 무엇을 끊을래? 물어오는 내과의사 친구의 말에 술 담배라도 안 하면 당장 숨이 막힐 것 같아 녀석의 우려를 한개피 귀에 물고 끊어지지 않는 못난 생각에 불을 붙였다 순리의 막다른 명제에 다다른 단풍잎이 사내의 속된 전쟁처럼 텅 빈 무거움 마리아 릴케여! 덧 없는 사람의 가을은 인간이 인간에 대한 끝없는 변론입니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 2019. 11. 23.
아버지의 가을 아버지의 가을 늙어지는 아버지 바짓가랑이처럼 갈라진 길 헐렁한 가랭이 길 따라 수북수북 엎질러진 옐로 물감 이 쪽으로 가나 저 쪽으로 가도 다시 만나지는 찬 달빛 이슬 젖는 길에 아버지 신발 바닥에 달라붙어 오던 노란 은행잎 두 갈래 길을 묵 빨래처럼 짜내고 신발을 벗으면 바깥세상도 벗어질까 나란히 꿀잠 든 후사의 머리맡 통지표마다 우수수수 쏟아져 내린 찰진 노랑 그렁한 밤, 론도의 숨소리들이 서로 엉키고 이른 아침을 얼른 깨어 가을을 쓸고 계시던 늙어지던 아버지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제작홍보, 방송제작, 인터넷쇼핑몰 2019. 11. 23.
1989, 흑석동에서 우리는 1989, 흑석동에서 우리는 잡풀의 끈질긴 억척도 허락하지 않는 건조한 산턱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척박의 생태도 두렵지 않았다 추진 돌의 물기라도 적셔 내려고 오그린 몸을 서로서로에게 바짝 하며 찬 바람에 체온을 긁히며 품어 내는 부정거사의 이로운 약성이 청하다 황무한 터에 시원의 기억을 끌고 와 군락진 부처손 짙푸른 비늘 풀 비늘로 돋아 차갑게 맺히는 이슬마다 별빛을 켜고 아, 가파른 암벽의 경사에 박힌 뿌리들이 단단한 돌의 힘을 삼키고 있었다 * 부정거사 - 정한 기운을 북돋아 사한 기운을 물리친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제작홍보, .. 2019. 11. 23.
홍시 홍시 씨앗을 위해서라면 붉은 속살의 완성을 빼앗겨도 좋다 씨앗을 위해서라면 생 가지째 꺽여져 버려도 좋다 씨앗을 위해서라면 잘 익은 기쁨이 사라져 버려도 좋다 혹여, 된서리 끝까지 홀로 남는다 해도 악착같은 종자를 위하여 온몸이 부서지고 짓뭉개져 버릴 까무러치는 투신도 좋다 너를 위해서라면 아무래도 좋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제작홍보, 방송제작, 인터넷쇼핑몰 2019. 11. 23.
싸리꽃 싸리꽃 -양구 해안마을에서 돌아서거나 아니면 넘어갈 것이냐 배신당한 젊은 사랑을 찾겠다던 너는 벼락이 내어 준 길을 택했다 그 선택의 이유에 이념의 이면이 있었을까 우리는 탄창마다 M16 총알을 가득 먹이고 민통선 너머로 향했다 첫 수색은 허탕이 되었고 다음 날 탄창 대신 대검에 날을 세워 후방의 빈집이며 들녘의 볏짚 단을 쑤셔댔다 사흘 뒤 너의 탈영은 소양강 선착장에서 헌병에게 체포되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뒤에 처음 달았던 이병 계급장을 달고 수척해진 자대 동기인 너는 3포대 체리 중대로 원상 복귀했고 삼 년 동안 홀로 떠도는 사람 섬이 되었다 취사 배식을 기다리는 상병인 나의 등 뒤에서 빨간 거미줄에 붙잡힌 너의 웃음은 싸리꽃 같은 안부의 눈인사를 건네 왔다 그때의 경계를 넘어오는 꿈속 자유가 대.. 2019. 10. 22.
들국화 들국화 오시는 길에 들국화 곱게 피어 있거든 날 위해 꺾어 오지 마소서 가시는 길에 그 들국화 뚝 뚝 지고 있거든 참았던 내 눈물인 줄 아소서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제작홍보, 방송제작, 인터넷쇼핑몰 2019. 10. 16.
왕사탕 왕사탕 얼마나 달달하고 등 따신 큼지막한 행복이 그리웠으면 골목귀로 늙어 버린 구멍가게 할머니 깜박 조는 사이 왕사탕 하나 몰래 집어넣다가 두근거리던 심장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도루 슬쩍 내려놓았다 징징거리는 동생은 뒤따라오고 주머니 속 두 손은 바르르 떨리고 순이네 집 똥개는 미친 듯 왕왕 짖어 댔다 -어른들을 위한 동시#49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제작홍보, 방송제작, 인터넷쇼핑몰 2019. 10. 16.
이원역 관사 이원역 관사 화통으로 하얀 연기 뿜어내며 넓은 들 누런 벼논 사이를 가로지르는 증기 기관차가 지나가면 길고 긴 장죽 끝 아궁이에서 잎담배 불이 반짝거리며 할아버지 수염입 사이로 화차의 연기가 오려져 나왔다 그리움은 더딘 열차를 타고 세월은 대나무 장죽 연기를 타고 모두 어디로 가 버렸나 품을 사람 잊을 이름 하나 없는 빈집 낡은 추억에 홀로 남아 다 허물어져 가고 있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제작홍보, 방송제작, 인터넷쇼핑몰 2019. 9. 29.
낙엽의 춤 _ 김주탁의 일詩일作 낙엽의 춤 _ 김주탁의 일詩일作 ... 나무와의 이별이다 가지와의 작별이다 허공과의 석별이다 낙엽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놓아 버리는 긍정으로 떠나간다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영상제작, 홈피제작, 블로그제작, 제작홍보, 방송제작, 인터넷쇼핑몰 2019. 9. 19.
채무와 채권 사이에서 채무와 채권 사이에서 나의 입술에 검은 입술이 포개지면 빨간 곰팡이가 묻어난다 너의 갈라진 혀끝은 날카로운 닦달처럼 감겨 온다 너의 타액을 삼킬 때면 왜, 메슥거리는 조미료 맛이 날까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너의 딥키스를 받아들일 때마다 이화 빛 독주로 입안 구석구석을 헹구고 목젖 깊숙한 곳에서 끌어 올린 침을 뱉는다 후끈 달아오른 나의 키스를 억지로 받아들이던 제3의 너도 꽃 독보다 더 독한 독주로 가슴을 씻으며 가래침을 뱉으리라 산다고 살아도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세상에 참 못할 짓이 욕을 삼킨 침을 뱉으며 참아내는 일이다 희망을 용서하면서 말이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홈]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로 당신의 회사를 책임집니다 superandsuper.modoo.at 인터넷마케팅, 부동산컨설팅,.. 2019. 9. 19.
낙엽의 춤 낙엽의 춤 이제, 다 잊었다 싶으면 더는 안간힘으로 매달릴 이유도 그 무엇에 얽매일 욕심의 사유도 없다 잔정도 남기지 않으려고 물기 한 모금 삼키지 못하고 따가운 햇살에 바삭거리도록 말라 버렸다 나무와의 이별이다 가지와의 작별이다 허공과의 석별이다 낙엽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놓아 버리는 긍정으로 떠나간다 순리란 서로에게 그런 것이리라 바람의 방향을 따라 이리저리 흩어져 날아가 버리는 목엽의 춤이 가볍다 머무르지 않는 외진 길바닥을 떠돌다가 사람의 발바닥에 밟혀도 아프지 않은 푸석거리는 저음의 물음 가을이 오면, 너에게도 그런 이별 하나쯤 웃으며 떠나 보내고 있느냐 처음이 끝에서 아름다워지는 마침 별이 별을 낳고 길에서 길이 생기는 이유를 바스라지는 기쁨으로 묻고 있다 - 김주탁 - [슈퍼앤슈퍼 .. 2019. 9. 19.
길 위에서 길 위에서 바람도 돌아갈 곳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초라한 형체라도 있다면 또는 머무를 수 있는 그 무엇이라도 한 줌 남아 있다면 허공을 떠돌지 않았으리라 내 삶이 장미의 시든 향기와 가시 같을 때 가벼운 영혼은 바람에 날아가고 땅에 남은 몸은 풍향을 가늠하며 날아 가버린 향기롭던 영혼의 질량을 찾아 길을 잃어 간다 문득 변절한 사랑 하나를 버리고 문득 낡은 청춘의 표절을 버리고 문득 미로에 갇힌 자유를 버리고 혼자만이 알고 있던 가시 돋친 길에 서서 바람이 불고 나는 돌처럼 걷는다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고 허공에서 영혼을 삼킨 별빛들이 반짝일 때 비로소 나는 길을 지우고 바람의 집에 들어 신발을 벗는다 - 김주탁 - 2019. 4. 19.
P019. 무제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1. 3.
P018. 가을 산사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25.
P017. 가을장미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23.
P016. 태극기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19.
P015. 가을꽃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17.
P013. 경평도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7.
P012. 가을 투기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6.
P011. 사과밭에서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5.
P010. 홍역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4.
P009. 거짓말 日詩一作 다운로드http://www.podbbang.com/ch/14966 2017.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