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북어1 풀의 꿈 풀의 꿈 - 군산 적산가옥에서 집은 구조론의 외투다 또한 수필이나 소설 같은 구성의 언어를 통 북어처럼 깡 말리고 산다 대문을 하나 두는 것은 똥개 뒷다리 오줌 같은 영역 표시다 그러면서 그윽한 창문들을 가슴 높이에 몇 개 달아 놓았다 힘줄이 끊어지면 단백질은 필요 없다 삼 일전 끊어진 내 팔뚝의 힘줄에 서너 가지 알록달록한 알약을 풀어 주다가 몸도 마음도 얼굴도 바람벽처럼 낡아가는 내 안의 시간을 헤아리며 허공을 떠도는 먼지 하나를 쥐어 보았다 너 떠나가는 역사에 줄줄 매달려 징징거리는 틀림의 치욕에 아! 요즘은 껍데기 아니면 화려한 포장지 또 아니면 너 살면서 차지하는 녹색 영역의 일면을 더럽히는 욕망들 적산가옥 추녀 끝 풀씨 날아와 몸을 풀고 풀을 세운다 - 김주탁 - 2019. 7.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