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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의 꿈
- 군산 적산가옥에서
집은 구조론의 외투다
또한 수필이나 소설 같은 구성의 언어를
통 북어처럼 깡 말리고 산다
대문을 하나 두는 것은
똥개 뒷다리 오줌 같은 영역 표시다
그러면서 그윽한 창문들을 가슴 높이에
몇 개 달아 놓았다
힘줄이 끊어지면 단백질은 필요 없다
삼 일전 끊어진 내 팔뚝의 힘줄에
서너 가지 알록달록한 알약을 풀어 주다가
몸도 마음도 얼굴도 바람벽처럼 낡아가는
내 안의 시간을 헤아리며
허공을 떠도는 먼지 하나를 쥐어 보았다
너 떠나가는 역사에
줄줄 매달려 징징거리는 틀림의
치욕에
아! 요즘은 껍데기 아니면 화려한 포장지
또 아니면
너 살면서 차지하는
녹색 영역의 일면을 더럽히는 욕망들
적산가옥 추녀 끝
풀씨 날아와 몸을 풀고 풀을 세운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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