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자료]/한길문학동인회1 노숙자의 저녁식탁 지하도 옆 계단 모서리 겨울을 품에 안은 사내가 배고픔을 배고 누워있다. 쨍그랑, 쨍그랑, 바구니에 냉돌보다 찬 동정들이 담기면 그 값싼 소리에 아기보다 환히 웃는다. 평생을 부어도 못 채울 허기짐이지만 배고픈 인생을 싸늘한 입김에 담아 내뱉는다. 그 채워지지 않을 허기짐에 소주 한 병 반찬 삼아 넉넉한 저녁식탁 차리고 오늘도 바구니 하나 밥그릇 삼으며 손난로보다 따뜻하게 세상을 품는데, 사람들은 그의 인생 굴곡이 숙취의 울렁거림으로 가슴에 와닿는 지 값싼 시선 한번 건네지 못하고 자줏빛 하늘과 같이 깊어지는 한숨소리와 함께 하수구 밑 어두운 겨울이 되어 흘러가 버린다 - 곽병선 25기 2017. 10.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