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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 옆 계단 모서리
겨울을 품에 안은 사내가
배고픔을 배고 누워있다.
쨍그랑,
쨍그랑,
바구니에 냉돌보다 찬 동정들이 담기면
그 값싼 소리에 아기보다 환히 웃는다.
평생을 부어도 못 채울 허기짐이지만
배고픈 인생을
싸늘한 입김에 담아 내뱉는다.
그 채워지지 않을 허기짐에
소주 한 병 반찬 삼아 넉넉한 저녁식탁 차리고
오늘도 바구니 하나 밥그릇 삼으며
손난로보다 따뜻하게 세상을 품는데,
사람들은 그의 인생 굴곡이 숙취의 울렁거림으로 가슴에 와닿는 지
값싼 시선 한번 건네지 못하고
자줏빛 하늘과 같이 깊어지는 한숨소리와 함께
하수구 밑 어두운 겨울이 되어 흘러가 버린다
- 곽병선 2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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