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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료]/say no의 가르침

은행 저축은 목돈을 만들 때 까지만 해라

by 김PDc 2009.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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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저축은 목돈을 만들 때 까지만 해라.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누군가로부터 여러 가지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 말들에 은연 중 세뇌되어 살아간다. 나는 어릴 때 국산품을 사용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와서 느낀 것은 내가 국산품을 사용하는 것과 내가 부자가 될 가능성과는 전혀 무관하였고 정작 부자가 되는 것은 그 국산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전혀 몰랐고 내가 굶어 죽어도 그들에게 나는 언제나 타인이었다.

은행에 저축을 하여야 개인도 잘 살고 국가도 부강하여진다는 것 역시 우리에게 그렇게 세뇌되어 있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언젠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내게 “학교 숙제인데 집에 있는 은행통장의 종류에 대하여 자세히 알려달라”고 한 적이 있다. 학교에서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내 준 숙제였다. 내가 보통예금통장 두개 뿐이라고 하였더니 아이는, “우리 집은 목돈마련도 없고 정기예금도 없느냐”고 이상한 듯 물었다. 사실 나에게 은행은 생활비를 잠시 맡기거나 자동이체를 위한 곳에 불과하다.

70년대 초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부잣집 친구들의 아버지는 은행 고위층 사람이거나(아마도 그 중 상당수는 대출 커미션을 받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돈을 빌려 사업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았다. 은행에 저축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나는 내가 저축을 한 돈을 갖고 다른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싫었고 지금도 싫어한다. 처음부터 나는 은행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말이다.

20대에 내가 처음으로 만들었던 천만원은 아줌마들과 함께 한 낙찰계를 통해서 였다. 하지만 계는 위험하므로 정말 믿을만한 계가 아니라면 꼬박꼬박 은행에 저축할 것을 권유한다. 단 목돈을 만들 때까지 만이다. 목돈을 오백만원이라도 만들면 그 돈은 수익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한푼이라도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곳을 찾아 다니라는 말이다.

은행에 저금을 많이 하여 저축상을 받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나는 그 많은 돈을 왜 은행에 계속 넣어둘까 하는 의문을 갖는다. 원금이 보호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종금사나 신용금고,조합 등과 같은 제 2금융권에 분산시켜 놓고 이자는 매월 은행으로 자동이체 시키면 어떨까? 그런 곳은 불안하고 찾아 다니기도 불편하고 시간이 소요된다고? 뭐가 불안하다는 말인가? 원금이 날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그렇다면 5천만원 원금이 보장되는 한도 내에서 하면 될 것 아닌가. 그래도 돈을 맡긴 곳이 문을 닫으면 몇 개월간 그 돈을 찾지 못하지 않느냐고? 그럴 수 있다. 몇 개월 이자를 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 봤자 몇 %에 지나지 않는다. 그 정도는 날릴 각오를 하고 나는 언제나 고금리만 따라 다닌다. 하지만 원칙이 있다. 법으로 보장이 되는 한도 금액으로 여러 곳에 쪼개 놓는다는 것과 이자는 매월 자동 이체로 수령한다는 것, 갑자기 돈이 필요하게 될 때를 대비하여 일정액은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곳에 예치한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나의 좁은 생각인지는 몰라도 어느 나라에서든지 은행들이 부실해지면 정부에서 쓰는 수법이 예금 보장 한도액 제도인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비 맞은 참새처럼 불안감에 떨면서 자금을 제2금융권 보다는 그래도 더 안전하게 보이는 은행으로 옮기게 되고 은행들은 BIS 비율이니 뭐니 하는 것들을 맞추게 되어 안정화 단계로 들어가기 쉽다. 결국 불안감 조성은 은행을 살리기 위한 심리적 전술일 수도 있지 않을까? 즉 다른 금융 기관들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안정성을 담보로 하여 전략적으로 이자는 조금 줌으로서 예대 마진을 극대화 시켜 그 마진으로 부실을 털어내려는 속셈일 는지도 모르지 않는가. 투신사나 은행 중 자기네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광고하는 곳은 이자를 가장 조금 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은행은 길 건너 가까이 있는데 제2 금융권 회사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시간도 걸리고 불편하다고? 도대체 당신 시간이 다른 일들에 얼마나 값지게 쓰이고 있기에 시간이 걸린다고 시간을 아까워하는가? 시간은 금이지만 부자가 아니라면 시간이 금이 아닐 경우가 많다. 불편하다고? 편리함은 언제나 당신의 돈을 빼앗아가는 원흉이다.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만큼은 불편함을 감수해라. 당신이 불편함을 느낄수록 돈은 쌓이기 마련이며 돈 찾기가 편리할수록 돈은 새나가는 법이다.

은행의 경우 우수고객이라는 말은 은행에 돈을 많이 기증한다는 뜻이다. 지점장실이나 VIP룸으로 안내되어 커피 한잔 마시는 대신 당신은 적어도 제2금융권보다 연2-3% 정도는 손해보고 있음을 기억하라. 가끔 은행에서 공연 티켓도 들어오고 무료건강진단도 받을 수 있기도 하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수수료 면제 역시 큰 도움이 못 된다. 인터넷으로 처리하면 수수료는 절감된다. 어느 은행이건 간에 우수고객이 받는 추가 예금 이율은 잘해야 연 0.5% 정도이다.

은행의 우수고객에게는 대출금리가 최대 연3% 까지도 감면된다지만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대출 받을 때가 되어 봐야 안다. 특히 예금담보대출은 엄청난 손해이다. 정기예금이자로 연4.5%를 받고 급전이 필요하여 예금담보로 7%로 대출을 한다면 2.5% 더 내는 것이 아니라 4.5%에 대한 세금액 까지도 당신이 부담하여야 한다. 원 세상에나.

신용대출이니 정책자금 대출이니 그럴듯한 것들도 많지만 당신을 뭘 믿고 그냥 빌려주겠는가. 물론 당신이 이름있는 직장에 다니면서 어느 한 은행을 계속 거래를 하여 왔다면 신용대출로 돈을 빌릴 수도 있겠지만 그 액수가 몇 천만원을 넘어가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역으로 생각해 보아라. 당신이 대출담당자라고 치자. 당신 같으면 돈을 빌리러 오는 사람이 직장이 좋고 거래를 오래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선뜻 몇 천만원을 내 주겠는가? 그럴 리 없지 않은가. 당연히 담보를 요구할 것이다. 담보만 있으면 요즘은 어디서나 돈을 빌린다.

하지만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빚을 지지 말라고 외치는 사람임을 기억해라. 당신이 제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빌려 쓴 돈에 대해 지불하는 이자는, 당신이 그 어떤 금융기관에서 굴리고 있는 자금에 붙는 세후 이자 보다 언제나 많은 법이다. 나는 적금은 적금대로 들고 대출금은 대출금대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도대체 왜 그 쉬운 산수도 못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98년 초에 나는 은행에서 돈을 왕창 빌렸다. 나는 그 돈을 상호신용금고에 넣고 높은 이자를 받았는데 은행 대출 이자를 갚고도 돈이 남았다. 그때 이후로는 그런 재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았다).

기억해라. 그 어떤 금융기관이건 간에 그들이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 주기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는 자원 봉사자들은 절대 아니다. 금융기관의 정확한 표현은 금융회사이며 당신의 돈을 이용하여 스스로 부자가 되고자 애쓰는 영리 목적의 법인이다. 영리 목적으로 돈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믿으면 어떻게 될까? 나는 금융기관의 창구 직원은 물론 금융기관에 소속된 재테크 상담가의 말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린다. 은행에서는 자기들 상품에 가입하라고 하고 보험회사에서는 보험을 권유하고 증권회사는 자기들 상품을 권유할 것 아닌가.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이 "저희한테 돈을 맡기지 마시고 이러 저러한 곳에 가셔서 이렇게 하시면 이자를 이만큼 더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당신에게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다행히도 요즘은 인터넷 상에서 금융 상품들을 비교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여러 곳이 있다. 그런 사이트들을 수시로 방문하여 금리 변동 상황을 객관적으로 비교하여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라. 당신이 모르면 모르는 만큼 호구가 되어 버리는 것이 머니 게임이다.

( 당신이 금융기관이나 재테크의 “기본 조차 모르고 있다면” 전직 은행원 출신의 일본인 요코다 하마오의 '부자는 20대에 결정된다'를 나이와 상관없이 읽어라. 하지만 이 책의 내용 중 부자들의 특성으로 나오는 "배냇 저고리,아기수첩,초등학교 성적표 등을 간직해 둔다"는 것은 일본의 부자들에게 물어보니 보편적인 특성 같지는 않으며 저자가 가난뱅이가 되는 지름길로 말하는 것들 중 상당수는 적용이 잘못되었음을 염두에 두어라.

이상건 기자의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도 읽어라. 이 책은 재테크의 기초원리를 다루고 있기에 내가 난생 처음 추천사라는 것을 써 준 책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의 원고를 읽었을 때 “아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심하게도 도대체 이런 기초적인 것도 모른단 말인가?”하는 생각을 하였는데 저자의 말은 “대다수가 그렇다”는 것이었다. 쯧쯧 )

sayno@korea.com , http://cafe.daum.net/saynolove 에 2004년 3월에 기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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