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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건강칼럼] 겨울철 남모를 고통 ‘치질’ 벗어나려면

by 김PDc 2016.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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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선병원 최병민 과장

-낮은 기온, 잦은 음주 등으로 증상 악화

-정확한 진단으로 제 때 치료해야

 

연말은 영하로 뚝 떨어지는 추위와 잦은 음주로 남모를 고통 치질이 더욱 심해지는 계절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 치질 환자 수는 9~11월 환자 수보다 50% 가량 많다. 낮은 기온으로 모세혈관이 수축하며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연말 모임에서 섭취하는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술 등이 변비나 설사를 유발해 항문 질환을 악화시키는 탓이다. 이 중에서도 항문 내 점막 및 점막하조직이 밖으로 밀려나오는 치핵은 전체 치질 환자의 70%를 차지한다.

 

제 때 관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참기 어려운 고통으로 이어지는 치핵의 원인과 증상, 치료에 대해 유성선병원 대장항문외과 최병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과음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주된 원인

 

치질은 항문에 생기는 암을 제외한 양성 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치핵, 치루, 치열 등으로 구분된다. 치질 중 가장 흔한 치핵은 항문 안의 혈관조직을 포함하는 점막 및 점막하조직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꽃이 핀 것처럼 밀려 내려오는 것으로 주변 항문관과의 지지력이 약화돼 발생한다. 치루는 배변시 윤활작용을 하는 분비물이 나오는 항문샘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고름이 빠진 후 항문선 안쪽과 항문 바깥쪽 피부에 터널이 생기는 항문누공을 의미하며 치열은 항문 주위가 갈라지고 찢어지는 병이다.

 

특히 입원 진료가 많은 질병으로 손꼽히는 치핵의 원인은 복합적인데 항문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세 등 생활태도가 주요 원인이 된다. 화장실에 필요이상으로 오래 앉아있거나 쪼그리고 앉아있는 자세, 방바닥에 앉는 습관 등은 항문 혈관 안에 피가 고이게 해 혈관을 확장시킨다. 알코올 섭취는 혈관을 늘어나게 할 수 있어 잦은 과음도 치핵의 원인으로 꼽힌다.

 

변비로 인해 변을 볼 때 힘을 많이 주게 되면 복압이 올라가 혈관 내 피가 많이 들어차게 된다. 가파른 산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행위 등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해 항문혈관 확장으로 이어진다.

 

임신과 출산도 치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임신 중 증가하는 황체호르몬은 장운동에 영향을 줘 변비를 유발한다. 임신 중에는 복압이 올라가 항문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고 조직이 연해지며 혈액 양이 늘어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치핵이 심해진다. 출산 중 힘을 주는 과정에서 임신 중 심해진 치핵이 빠져나와 심한 고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항문수지검사, 항문경 검사 등으로 진단

 

치핵은 항문 안 치상선을 기준으로 치상선 상부의 내치핵과 하부의 외치핵, 두 부분이 혼재된 혼합치핵으로 구분된다. 내치핵과 외치핵에 따라 증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항문 안 조직이 탈출하는 탈홍이 가장 많고 탈홍 없이 선홍색의 항문 출혈이 자주 관찰되기도 한다. 간혹 혈관이 파열돼 심한 통증과 함께 혈전이 생기는 혈전성 치핵도 발생한다. 내치핵은 탈홍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뉜다.

 

치핵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항문 부위를 살펴본 뒤 항문 수지검사와 항문경 검사를 진행한다. 항문 수지검사는 의사가 손가락을 항문 안에 넣어 항문과 직장의 상태를 알아보는 것으로 복잡한 검사 없이도 해당 부위에 생기는 많은 질병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중요하다.

 

항문경 검사는 7~8길이의 항문경을 항문 속에 집어넣어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다. 최근에는 항문경에 카메라를 달아 모니터를 통해 항문 속 상태를 관찰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와 항문기능검사, 내시경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 통해 수술여부 결정해야

 

치핵 치료는 보존적 요법과 외과적 수술로 나뉜다. 변 완하제 사용, 식이요법, 통증치료, 좌욕 및 배변습관 교정 등을 포함하는 보존적 요법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킨다. 특히 좌욕은 항문 통증의 주원인인 항문괄약근의 경련을 이완시켜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또 항문 부위를 청결하게 세척할 수 있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상처를 치유하거나 혈전을 녹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좌욕을 할 때는 좌욕기나 대야 등에 미지근한 물을 담아 하루 2~3회씩 3~5분간 항문 부위를 담그고 앉아있으면 된다.

 

외과적 수술은 보조술식과 치핵근본술식으로 구분된다. 부식제 주입법, 고무밴드결찰술, 치핵동맥결찰술 등의 보조술식은 치핵을 절제하지 않고 치핵 점막을 고정시키거나 혈관조직을 동여매 치핵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치핵근본술식은 치핵조직을 절제하는 방법이 주로 행해져왔지만 최근에는 직장점막절제를 통해 밀려나온 치핵을 본래 위치로 복원시키는 ‘PPH 치질수술법이 각광받고 있다. PPH 수술법은 기존 방식보다 수술 후 통증이나 불편이 적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고 재발이 적은 것이 강점이다.

 

치핵과 같은 항문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끼친다. 탈홍 정도에 따라 치료법에 차이가 있는 만큼 대항문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수술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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