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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먹다 남은 쭈꾸미와 라면 일명 "쭈꾸라면"

by 김PD 김PD씨 2014. 3. 25.


일곱살 아들녀석이 한마디합니다. "아빠 제발 라면이 땡겨요!" 

인스턴트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아내는 언제나 밥상에 각종 된장요리, 계절채소, 여러가지 버섯요리 등으로 녀석을 길들여 놓아서 녀석도 세살 부터는 된장국에 밥을 비비고 감자국에 김치를 우그적 씹어먹는 습관을 길러왔던 터라 특별한 문제는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라면이 땡긴다는 간곡한 호소를 제게 해오더군요.

아마도 할머니 댁에 갔을때 할머니께서 녀석에세 해주셨던 맛난 라면이 생각났던 모양입니다.엄마한테 이야기를 하면 실갱이가 벌어지고 그 실갱이 속에 싫은 소리를 들어야하니 이녀석이 만만하게 보인 아빠에게 애절한 신호를 보내 온거죠.

먹고 죽은 귀신은 때갈도 좋다는데 아비된 도리로서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아내의 잔소리는 아비가 책임져야겠지요. 그래서 시작해봤습니다. 아빠표 라면 끓이기...

삼양라면 두개를 사오고 냉장고를 뒤적이니 마땅한 재료가 없어 지난번에 먹다남아 넣어놓은 쭈꾸미의 미근한 다리와 머리 그리고 굵은 대파. 준비는 끝났네요.

물을 긇입니다. 어느정도 끓었을 때 굵게 썰은 대파를 넣고 조금 더 끓입니다. 국물이 파릇해질 때 라면을 넣습니다. 면이 반쯤 익을무렵 쭈구미의 미끈한 다리를 넣어 라면과 뒤엉켜줍니다. 머리는 넣지 않습니다. 잘못해서 먹물이 터지면 저 혼자 두개의 라면을 해결해야하는 위험요소가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프를 몽당 털어 넣고 푹 쌂아질 때 까지 기다립니다.

자 이제 냄비의 뚜껑을 열고 이쁜 그릇에 담는 작업을 합니다. 주꾸미는 대가리쪽 보다는 미끈한 다리쪽으로 돌려줍니다. 그럼 이제 완성...

짜잔~~~

물론 아이의 인스턴트 섭취가 좋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아이의 식습관 보호는 향후 사회적 생활이나 면역력 저하를 불러오리라는 저의 오로지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친구들과 길거리 떡볶이도 사먹고 콜라도 과자도 적당하게 먹을 줄 아는 아이가 음식가지고 깔작대거나 못먹는 음식이 많은 아이보다도 대인관계가 훨씬 좋다라는 연구발표는 없지만 아비의 생각이 맞기를 바라며 오늘은 "쭈구라면"을 열심히 끓여보았습니다.

"아빠? 아빠 라면은 세상에서 최고예요."

아이의 말에 저의 행복 엔돌핀은 폭발 직전이됩니다.

"아들아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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