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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팽목항에서
조용하다 그러나 강하다.
이 움직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폭풍 전야다.
이런 기운을 받아 본적이 없었다.
낯설지만 친숙하다.
눈물도 아니고 분노도 아니다.
원망도 아니고 좌절도 아니다.
투쟁도 아니고 저항도 아니다.
그러나 강하다...
너무나 강하다.
더 이상의 표현이 없어 이렇게만 쓴다.
돌도 들지 않았다.
깃발도 들지 않았다.
꽹과리도 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더 큰 울림의 요동이 가슴으로 밀려들었다.
나만의 환청인가 했다.
그래서 고개를 돌렸을 때 마주쳤던 이방인
그의 눈빛이 나의 눈빛을 잠재운다.
하나가된다.
"아직도 침몰한 배 한 귀퉁이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어린 아이들의 무사 귀환을 꿈구며 글을 씁니다. 내리는 빗속에서 자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부모님의 마음.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만 조금전 50줄의 형님이 꺼이꺼이 울먹이며 거신 전화기 속 음성에서 원통하고 분통함에 어찌하지를 못하겠다는 말씀에 이렇게 용기내어 몇자 적었습니다. 평안하시냐는 말씀은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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