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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사거리를 지날 때 꽃 백화점이 눈에 보이더군요. 학창시절에는 꽃을 많이 사기도 했고 참으로 좋아했던 기억이 새근거렸습니다. 나이를 먹으며 각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살이를 원망 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물 흐르듯 지내온 것 같습니다. 나라는 존재보다는 자식이라는 존재가 더욱 커져버린 지금 이순간. 얼마 전 아내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화원에 좀 다녀와야겠어. 국화가 많이 나왔을 텐데 꽃 보고 힐링 좀 받아야 할까 봐.” 그러고는 끝내 아내는 화원을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꽃 백화점 이곳 저곳을 기웃거렸습니다. 예쁘게 장식이 된 장미와 안개꽃 그리고 이름 모를 화려한 꽃들이 마치 꽃의 나라에 온 착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딱히 들어오는 장식된 꽃들이 없더군요. 그래서 한 곳의 꽃집에 꼭 국화만을 이용해서 한 다발 포장을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맘에 속 들어오는 단촐 하면서도 우아한 국화 한 다발.
꽃다발을 받아 든 아내는 의아하다는 듯 저를 바라봅니다. 작은 꽃다발 하나로 아내의 얼굴은 행복에 겨운 표정입니다. 지금까지 잊고 지냈던 세상의 소소한 마음들을 다시 들춰봅니다. 작고 사소하지만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던 가장으로 참 부끄럽더군요. 오늘 아침 식탁에는 국화 꽃 한 다발이 예쁜 꽃병에 한 가득 담겨 식탁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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