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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현대로 꽃피다. 현대 花’ 특별전 개최…‘손기정 현대화’로 재조명한 마라토너 손기정의 삶

by 김PDc 2016.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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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만리동에 위치한 손기정기념관(이사장 김성태)이 6월 4일(토)부터 7월 3일(일)까지 80년의 시공을 초월해 마라토너 손기정이 세계 제패를 위해 시베리아 횡단 기차에 올랐던 바로 그 날의 손기정선수의 흔적을 찾는 ‘근대, 현대로 꽃피다. 현대 花’ 특별전을 개최한다. 

정확히 80년 전인 1936년 6월 4일 손기정은 "최후까지 분투하겠습니다”고 출사표를 적고 나서 대륙횡단열차에 몸을 실었다. 신의주, 중국 단둥, 하얼빈을 거쳐 소련 치타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갈아탄 뒤 올림픽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까지 갔다. 무려 보름 가까이 걸린 기차여행은 서럽고 고단했다. 

“우리가 탄 열차는 여객용 기차가 아니라 군 장비 수송용 화물 열차 같은 것이었다. 정규 여객 열차 편은 일주일에 두 번밖에 없었고, 우리가 떠날 땐 그 시간이 맞지 않았다. 열차는 때 없이 멈춰 섰다가 예고도 없이 제멋대로 달렸다. 어떤 날은 종일 보리밭 사이를 달리다가, 또 어떤 날은 호수(바이칼)를 끼고 한없이 달리기도 했다.” 

“철도는 복선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가는 도중 다른 열차와 만날 때마다 우리가 탄 기차는 역 구내에서 기다렸다 달리곤 했다. 처음엔 그래도 낯선 풍경에 정신이 팔렸지만 점차 눈에 익숙해지자 피곤하기만 했다.(…) 열차가 서 있는 동안 굳어진 몸도 풀 겸 우리는 가끔 철도를 따라 뛰어보곤 했다. 이것이 말썽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소련 관리들은 우리가 소련의 철도 사정을 은밀히 조사하는 것으로 알았는지 따지고 들었다. 전운이 일어 각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던 때라 군수품 열차의 기밀 정보라도 염탐하려는 것으로 알았던 모양이다. 모스크바 역에 도착해서는 따로 시내에 숙소를 정하지 않고 이틀 밤이나 열차 간에서 쭈그린 채 보내게 되었다.(…) 대사관에서 10시가 넘도록 아침 식사를 가져오지 않아 모두들 불만이 대단했다. 운동선수들 식사는 시간을 엄수해야 컨디션 조절을 하게 되는데, 사토 코치는 우리가 자꾸 보채면 본국으로 송환시키겠다고 윽박질렀다.” 

“6월 17일, 두 주일 만에 비로소 베를린에 도착했다. 베를린 역에는 독일 주재 일본대사관 직원들이 마중 나왔다. 선발대를 맞자마자 그들은 ‘왜 마라톤에 조선인이 두 사람씩이나 끼었느냐’고 불만스럽게 물었다. 보름간 열차에 시달리며 도착한 곳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첫인사를 받게 되다니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손기정 육성 자서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에서 

이 전시회는 당시 24살인 손기정과 비슷한 나이를 먹은 박유라(건국대학교, 설치), 배승희(건국대학교, 회화), 이유정(광고디자이너, 시각디자이너). 최주영(숙명여대, 전통자개) 이렇게 4인 프로젝트팀 아이디어다. 

손기정은 조선 남아의 기개를 세계만방에 떨치리라며 나라 잃은 조국의 청년으로 최후까지 분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만주와 시베리아를 가로지르는 14일간의 여정 중에도 연습을 쉬지 않았다.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승리의 기쁨에 넘쳐야할 이 청년의 한없이 고개 숙인 모습은 일제의 몸부림이 극에 달하던 절박한 상황에서 상실감에 젖은 사람들에게는 한줄기 섬광과 같은 장면이었다. 기쁘나 전혀 기쁘지 않은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조선독립의 염원과 열망을 역설적으로 너무도 강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기정이 꿈꾸었던 도전의 길을 더듬어 올라가는 작업은 근대 그리고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되돌아보는 이유정의 작품 <조선마라톤>에서 작가는 한국의 근대를 마라톤에 비유한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달려야했던 코스는 거칠었지만 한국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현대적 기법으로 직설적으로 전하고자 한다. 우리가 서있는 지금 이 길은 우리를 걱정했던 누군가가 닦아놓은 길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메세지다. 작가는 1907년부터 1932년을 거쳐 1944년까지 둘 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사건을 비교하였다. 

배승희의 작품 <Son_Series>에서 작가는 환하게 웃을 수 없던 그가 이제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영웅이 되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우승 당시 손기정과 비슷한 또래의 20대 중반 청년작가들은 당시 조국의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손기정선수를 재조명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더 나아가 월계수로 감춰진 근대의 긍지를 광복의 원동력으로 보고 결승선을 달려온 그의 삶이 우리가 현재 걸어가고 있는 삶의 토대임을 기억하고자 노력한다. 

전시는 7월 3일까지(월요일 휴관)이며 관람은 무료이다. 

손기정기념관은 6월부터 12월까지(매주 토요일 오후 2시~5시)에 우리마을소극장을 운영한다. 손기정기념관 2층 대강당에서 중구 구민 및 방문객의 문화생활증진에 기여하고 지역간 문화향유권의 격차를 없애고자 애니메이션, 다큐, 독립영화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영화를 상영한다. 

6월 상영작은 4일 ‘국제시장’, 11일 ‘어메이징스파이더맨’, 18일 동주, 25일 ‘마당을 나온 암탉’이다. 상영예정작은 상영 전월에 손기정기념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막행사 안내 

일시 : 2016년 6월 4일(토) 18:00 
장소 : 손기정기념관 기획전시실 

전시 개요 

전시명칭 : 근대, 현대로 꽃피다. 현대 花 
전시기간 : 2016년 6월 4일(토) ~ 2016년 7월 3일(일) 
전시장소 : 손기정기념관 기획전시실 
관람시간 : 오전 10시~ 오후 6시(5시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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