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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부화

by 김PDc 2019.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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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



원에 갇힌 새의 씨앗


품어 내던 체온에 신경이 떨리며

탯줄 없는 종란이 발아 한다


지독한 세상을 어떻게 알아차리고


껍질을 쪼아 깨며

얼굴보다 먼저 부리를 내밀었다


란수 젖은 날개를 펴기도 전에

노란 울음이 터졌다


모든 생명의 서가 그렇듯이

웃으며 태어나는 것은 세상에 없다


울음의 반증을 진화시킨 부리로

삐약거리며 깨진 껍질을 쪼는 병아리


세상에 입 하나 늘었다

 

 

- 김주탁 -


- 암탉, 대가리며 벼슬이며 날개쭉지가 피투성이다. 
  담배 한대 피면서 아주 큰 수탉 놈에게 인간의 욕 몇마디 했더니 상단 횟대로 날아 올라 기세등등 울어댄다
 두번째 닭장에서 종란의 부화가 시작되고, 거래처 사장님에게 부탁했다.
 발톱이 쇠스랑 같고 부리는 호미 같고 벼슬은 붉은 혀를 오려 붙인 것 같은
 저 수탉 놈을 잡을 때 꼭 연락하겠다던 다짐을 받은 나는 소주 댓병 차고 가겠노라 철썩같이 약속했네 폭군같은 그 놈의 갑질이 은근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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