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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법
중학교 동창 고우에게 소식이 왔다
행시 일차 합격했단다
H 대학 법대를 차석으로 들어가서
학사장교로 임관한 뒤에 대전 현충원 헌병 대위로 예편하고 모 대기업 몇 군데를 거쳐
그럭저럭 살아 내는가 싶었다
밥줄보다 명줄의 형식이 중한 사람이 있다
결국 녀석은 사십이 다 되어 서초동 변호사실
사무관으로 길을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해내고 말았다
녀석의 나이가 58세였다
아직 이차 논술이 남아 있지만 꿈이 있단다
이제는 탐욕도 권력욕도 모두 욕된 것임을 알았으니
남은 날들 하고 싶은 일이 있단다
먹고 사느라 벌어 놓은 돈은 없고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 없는 자들에게
법 관련 재능기부를 하고 싶단다
아, 나는 세상에 내어 줄 것 무엇 있을까
너에게 사람 사는 인법을 다시 배운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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