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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야!
일이 길어져 늦게 마무리하고
갑자기 종일 더웠던 터라 혼자 추어탕에
소주 한 병 비우고 카운터에 갔다
그리고 계산이 오가던 중에
한마디 했다
티비 옆에 걸려 있던 풍경화도 사실화도
상징화도 아닌 편액 반 유화 그림에 대해
그 누구일까마는
그림 그리지 말라고 했다
원근도 선의 회합도 색채의 조합도 표정도
없고 못 된 테크닉만 짙게 처바른 꼴이
급할 때 꼭 라면 남비 받침대로 쓰면
딱일 것 같은 싸구려 그림
카운터 여자가 말끝에 칼날을 세운다
작가들이야~
썩을 것, 하기사 나도 늘그막에 그런 시를 쓰며
세상을 탐닉하고 있으니
에라이, 남원 추어탕 반도 못 따라가는 헛 맛을
가지고, 엉뚱한 생짜 부리던 꼴이 부끄러워
먹는 것 하나에도 취해 버린 내가 싫었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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