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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풀의 꿈

by 김PDc 2019.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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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의 꿈
 - 군산 적산가옥에서


집은 구조론의 외투다

또한 수필이나 소설 같은 구성의 언어를

통 북어처럼 깡 말리고 산다

대문을 하나 두는 것은

똥개 뒷다리 오줌 같은 영역 표시다

그러면서 그윽한 창문들을 가슴 높이에

몇 개 달아 놓았다


힘줄이 끊어지면 단백질은 필요 없다


삼 일전 끊어진 내 팔뚝의 힘줄에

서너 가지 알록달록한 알약을 풀어 주다가


몸도 마음도 얼굴도 바람벽처럼 낡아가는

내 안의 시간을 헤아리며


허공을 떠도는 먼지 하나를 쥐어 보았다


너 떠나가는 역사에 

줄줄 매달려 징징거리는 틀림의


치욕에


아! 요즘은 껍데기 아니면 화려한 포장지

또 아니면 


너 살면서 차지하는 

녹색 영역의 일면을 더럽히는 욕망들


적산가옥 추녀 끝

풀씨 날아와 몸을 풀고 풀을 세운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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