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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2

해안선 해안선 통영 연대도에 간다고 하니 친구가 멋진 시나 한 편 써 오라고 한다 그리하마 약언하였다가 술만 진창 마시다 돌아왔네 사람 나고 시도 나는 것이라서 젊던 여행의 기억과 낡은 연모 따위에 아린 가슴만 자꾸 저려와서 푸른 파도 소리만 밤새 뒤집어쓰고 옛사랑만 실컷 마셔 버렸네 - 바다에 섬으로 솟아 늘 뭍이 그리웠다 광야에 산으로 일어나 늘 바다가 그리웠다 그리하여 짠 눈물의 촉수에 엉키어 서로의 그리움으로 풀어져 버린 선 뭍과 바다의 경계가 되었다 끝도 없는 굴곡으로 이어지며 날아 오른 날개들이 벗어 놓고 간 연모의 탯줄 같은 표식이여 쉬지 않고 파도는 울어 오고 엎드려 부서져 가는 뭍의 가슴으로 해안선 사람의 사랑을 깨물고 있었다 - 김주탁 - 2019. 7. 18.
부화 부화 원에 갇힌 새의 씨앗 품어 내던 체온에 신경이 떨리며 탯줄 없는 종란이 발아 한다 지독한 세상을 어떻게 알아차리고 껍질을 쪼아 깨며 얼굴보다 먼저 부리를 내밀었다 란수 젖은 날개를 펴기도 전에 노란 울음이 터졌다 모든 생명의 서가 그렇듯이 웃으며 태어나는 것은 세상에 없다 울음의 반증을 진화시킨 부리로 삐약거리며 깨진 껍질을 쪼는 병아리 세상에 입 하나 늘었다 - 김주탁 - - 암탉, 대가리며 벼슬이며 날개쭉지가 피투성이다. 담배 한대 피면서 아주 큰 수탉 놈에게 인간의 욕 몇마디 했더니 상단 횟대로 날아 올라 기세등등 울어댄다 두번째 닭장에서 종란의 부화가 시작되고, 거래처 사장님에게 부탁했다. 발톱이 쇠스랑 같고 부리는 호미 같고 벼슬은 붉은 혀를 오려 붙인 것 같은 저 수탉 놈을 잡을 때 꼭 .. 2019.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