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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2

으름꽃 으름꽃 푸른 은화 닷냥 잎자루 끝으로 매달고 이리저리 굽어 틀며 오른 덩굴 바람을 승낙하는 잎맥의 지문들 허공마다 푸른 지장으로 흔들리는 화엄의 몸짓 님이 오시려나 보다 너의 자태는 자비의 합장 보랏빛 작은 꽃 연등처럼 둥글게 몽글졌다 잎에도 지문이 있어 초록으로 사는 꼴 손처럼 벌린 으름잎 사이사이 조롱조롱 꽃등을 내고 소원을 벌리고 있다 성취의 향을 피워 내고 있다 - 김주탁 - 2019. 5. 13.
추석 그리고 장모님 2개월 전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장모님 산소를 다녀왔습니다.수십 년 전 이별하신 장인과 합장해 달라는 유언으로 두 분은 지금 한 곳에 계시죠.추석 당일에는 일이 있어 찾아뵙지 못했는데 어제 아이들과 같이 다녀왔습니다.절실한 크리스천으로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기를 바라셨지만 장인도 계시고 첫 추석이고 해서 아내 몰래 조촐한 제사상을 준비했습니다.술을 따르고, 절을 하고, 찬송가를 부르는데 울컥 목이 메어오더군요. 아내는 엉엉 울고 이내 아이들도 구슬프게 눈물을 훔치더군요.생과 사, 모든 삶이 인간의 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그리고 아내에게 했던 이야기. "삶과 죽음의 결정은 신의 몫, 우리는 그저 신의 섭리를 따를 수밖에 없잖아? 시간이 가슴에 아픔도 지워줄 거야?" 저는 몇 해 전에 돌아가신 아.. 2017.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