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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철없는 일탈로 발생되는 가족의 불행 그리고 벚꽃 놀이

by 김PDc 201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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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꽃놀이 가자는 연락이 참 많이 옵니다. 이제는 완연한 봄이 왔다는 소리겠지요. 내심 가고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마음만 가고 있네요.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하며 여세를 몰아 바닷가나 산으로 차를 돌릴까라는 달콤한 유혹도 받지만 아이 둘딸린 가장의 철없는 일탈로 발생되는 가족의 불행이 족쇄로 남는군요.


이리저리 바쁘게 지난 오전업무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컴을 켜고 지난 사진들을 담아놓은 폴더를 엽니다. 작년 이맘때쯤 난 무엇을 찍어 놓았는지 한참을 보다가 발견한 사진이 있어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기억하기로는 작년 4월초 어느 토요일 오후 할인마트사이에 울창한 벚꽃숲을 지나는 한 가족을 앵글에 담았네요.



이 사진이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화창한 봄날 야외 나들이를 가자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급한일로 거래처 직원을 만나러 가던 길이라 저 가족들의 고즈넉하고 여유스러움이 하염없이 부러워서 였을 것입니다. 살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내게 힘이되고 짊이되는지를... 


사업을 망하고 극단적 생각과 술로 지새우던 불면의 밤들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등을 토닥거리던 아내와 아비만을 내다보며 맑은 눈망울로 볼을 부벼대던 아이들이 있었기에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삶의 끈나풀을 쥐어짜던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처자식이 없었다면 자유로운 나래를 활짝 펴고 세상의 곳곳을 날아다닐 수 있었나를 생각해보면 결국 실패하면 가슴한켠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에 너무 쉽게 삶을 포기했을지도 모를일입니다. 



너무나 어려운 시절입니다. 주변 곳곳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 소식이 들려올때마다 가슴 한켠이 막막해지곤 합니다. 사회적 시스템이 가진자들 중심이라 소외받고 연약한 약자들을 돌보지 못함에 그들이 오죽했으면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란 아쉬움이 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의 꽃놀이는 사진으로 대신할까합니다. 작년 4월에 찍은 벚꽃 사진을 보며 지금 초등학교에서 유치원에서 직장에서 아비와 낭군만을 바라보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일에 열중할까합니다. 출근길 차를돌려 산으로 바다로 향하고픈 어리석은 마음을 버리고 새로운 일들에 열중해야겠습니다.

저는 한 가정의 가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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