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를 한다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제가 아이들을 보게 될 경우는 가까운 식당에서 자장면이나 칼국수를 사주면 끝날 일인데 아내의 질타가 만만치 않습니다. 미원이 어쩌고 저쩌고…… 사실 잔소리 보다는 아빠도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다는 연구 결과를 책에서 본적이 있기에 막연하게 요리를 시작해 봅니다. 물론 작은 녀석의 식성이 중심이 됩니다. 내리 사랑이라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녀석이 고집이 좀 세서요. 오늘은 작은 녀석이 새우를 먹고 싶다고 하네요. 농수산 시장을 다녀옵니다. 1킬로에 뭐라 하시는데 그냥 한 봉지 2만원에 계산하고 나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한 20여마리 가까이 되는군요. 우선 싱크대 위에 쏟아놓고 깨끗한 물로 씻습니다. 냄비에 호빵 찔 때 쓰는 중간 받침을 놓고 새우를 가지런하게 올려 놓습니다. 적당하게 물을 붇고 불을 켜면 새우 찌는 작업은 끝입니다.
이제는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채소를 모아봅니다. 여지없이 아내는 이곳 저곳에 채소를 꼭꼭 숨겨 놓았습니다. 그 중에 버섯만을 골라 양동이에 담습니다. 물론 깨끗한 물로 한번 세척을 해주세요. 아이들이 먹는 것이니까요. 도마 위에서 큰 것은 조금 작게 잘라주는 손질을 합니다. 그리고 후라이팬을 불에 살짝 데운 후 굵은 순서대로 데쳐주시면 됩니다. 이때 물기를 충분히 배지 않으면 국물이 많이 생겨나니 주의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냥 볶으면 막이 밋밋해 지겠죠. 간은 소금이나 가장으로 살짝 맞춰 주셔야 합니다. 저는 두 가지를 같이 썼더니 아이들이 조금 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새우가 잘 익었을 겁니다. 이때도 조심하셔야 할 사항은 너무 오래 새우를 찌면 새우가 탱탱함을 잃어버리고 쪼그라듭니다. 또 딱딱해 지지요. 이게 상당히 귀찮은 작업인데 하나하나 새우를 까줘야 한다는 거.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지만 작업의 흔적은 사진으로 꼭 남겨주셔야 합니다. 훗날 녀석들이 투정을 부릴 때 노동의 흔적을 보여주며 키워준 값을 청구해야 하니까요. ^^
이제 예쁜 접시에 데코레이션을 할 차례군요. 우선 버섯볶음을 접시에 깝니다. 껍질을 발라낸 새우를 일렬로 배치하고 밥통에서 밥을 살포시 얹습니다. 이때 비어있는 공간에 토마토 케찹을 살짝 뿌려주세요. 그리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음료도 한잔……
오늘은 큰 녀석의 친구가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참 맛있다는 말을 합니다. 너무나 맛있게 먹어주는 아이들이 고맙습니다. 아비의 이름없는 퓨전 요리에 감동을 보여주는 천진난만한 영혼들…… 요즘 모 식품회사의 대장균 시리얼 사태가 이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비는 생각합니다. 제발 아이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 우리 아이들이 건전한 먹거리로 건강하게 자라주기만을 바래봅니다.
이상 자식바보 김PD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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