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육아

아내를 위한 술상

by 김PD 김PD씨 2014. 10. 22.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하면 항상 마음 켠에 아내의 잔영이 남아있습니다. 전업 주부가 되고자 했던 아내와 것이 거의 10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도 맞벌이를 하고 있으니 미안 뿐입니다. 경상도 사내들이 무뚝뚝하다고 하는데 저는 충청도인데도 무뚝뚝한 편입니다. 도무지 살갑게 하지 못하는 성격의 특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나 봅니다. 짧은 질문과 짧은 답변 이제는 아내도 그러려니 하며 사는 같더군요.



오늘은 아이들에게 꽃게를 쪄주었습니다. 아들녀석과 꽃게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아이들을 재우고 아내를 기다리며 생각했던 가지를 써볼까 합니다. 아내는 꽃게를 좋아합니다. 아니 좋아할 정도가 아니라 환장 한다는 표현이 오히려 맞을 같습니다. 결혼을 하고 큰아이를 임신 했을 우리는 월미도로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늦은 가을 월미도의 거리는 쓸쓸할 정도로 한산 했죠. 물론 식당들도 한가지였습니다. “무엇이 먹고 싶어?” 저의 질문에 꽃게 .” 한마디를 합니다. 꽃게 전문점이라는 식당을 들어섭니다. 저희 부부가 손님이군요. “여기 꽃게 하나 주세요.” 한참 엄청나게 가마솥이 나옵니다. 족히 10마리 이상의 게가 들어간 탕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속으로 생각 했습니다. “괜히 걸로 시켰나 남으면 싸서 가져가야 하나.”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음을 잠시 알게 되었습니다. 있어 보이려고 아내에게 게를 먹기 좋게 잘라줍니다. 아내의 손에 쥐어진 게는 블랙홀로 빨려가듯 그녀의 입으로 쏙쏙 빨려 들어갑니다. 속이 껍질이 식탁의 귀퉁이에 쌓여만 갑니다. 결국 마리 이상의 꽃게는 아내의 주린 배를 채우고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합니다. 저는 꽃게 국물에 밥을 말아 먹었습니다. 꽃게는 구경만 꼴이 거죠.



오늘 아이들에게 쪄주는 꽃게에서 아내의 아련한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동안 그렇게 좋아하던 꽃게 한번 실컷 먹여주지 못한 것이 무슨 죄를 지은 마냥 가슴이 아려오는군요. 그래서 준비 했습니다. 아이들이 먹을 살짝 숨겨 놓았던 꽃게를 다시 데웁니다. 그리고 남겨 놓은 다리도 살포시 접시 담아봅니다. 냉장고를 열어 아이들 주겠다고 남겨 놓았던 수박을 잘라봅니다. 어설프지만 예쁜 모양도 내봅니다. 술이 빠졌군요. 슈퍼로 향합니다. 동네 슈퍼에서 제일 비싸다는 매취순을 집어 듭니다. 얼마 아이들과 허브 랜드에서 만든 허브 초를 밝혀 봅니다. 그리고 아내를 기다립니다.



얼마 친구녀석과 막걸리를 마시면 나눈 대화입니다.

나가던 직장을 잃고 현실을 직면하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 그땐 몰랐었어 정말 아내가 인생에 전부더라.”

대기업 간부로 생활하다 얼마 본의 아니게 퇴사한 친구녀석의 말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오늘은 아내에게 부드럽게 말해보려 합니다.

여보. 사랑해!”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