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베스트에 올랐네요. 댓글을 보고 답글 올려봅니다.^^
아래는 아고라 주소
http://bbs2.agora.media.daum.net/gaia/do/kin/read?articleId=177788&bbsId=K153
추신.
우선 많은 관심 감사 드립니다.
어제 댓글을 보고 "내가 라면을 먹을 때"라는 책을 찾아 봤습니다. 아이가 쓴 글과 매우 유사하더군요. 잠시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저희 집은 4년전 텔레비전을 없애 버렸습니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깼을 때 아이들이 조용하더군요. 마루에 나가보니 두 녀석이 텔레비전 앞에서 파워레인저에 푹 빠져 아비가 일어났는지, 밥을 먹는지, 도통 아는 체를 하지 않더군요.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텔레비전 없앤다” 그러고는 바로 없애 버렸습니다. 그 뒤 저희 집 거실을 도서관처럼 바꿔 버렸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키 높이네 맞춰서 녀석들이 편하게 빼 볼 수 있도록 책꽂이에 책을 가득 채워 놓았습니다. 제 두 아이들은 제가 봐도 참 많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녀석에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너 내가 라면을 먹을 때라는 책 봤어?” “응. 똑 같은 시간에” 대뜸 녀석이 그린 만화의 제목을 대더군요. 아이의 말은 그랬습니다. 얼마 전도서관에서 빌려다 봤는데 생각난 몇 가지를 그린 것이라 하더군요. 그러고는 “왜?” 라고 질문을 하네요. 그래서 “책이 참 재미난 것 같아서 사주려고.” 이렇게 딸아이와의 대화는 끝이 났습니다.
학창시절 문학부 선배가 황순원의 소나기를 원고지에 똑같이 베껴오기를 시킨 적이 있습니다. 한번 써가면 다시, 또 써가면, 다시, 그렇게 다섯 번을 써가니 소나기를 저의 관점에서 각색해 오라 하더군요. 이야기를 황순원적 시각이 아닌 저의 시각에서 말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 때가 최고로 많은 상상을 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 딸아이는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의 시각에서 “내가 라면을 먹을 때”라는 동화를 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의 시각이 가장 진실되고 투명하다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봅니다. 어제 소아 정형외과 전문의 박사님과 인터뷰가 있었는데 그때 그분의 말씀이 생각나더군요. “아이들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유도하는 것은 바로 어른들이죠.”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또는 아이들이 쓴 글이 있다면 아이들의 시각에서 봐주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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