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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기고

모으고 나누는 아름다운 친구들 _ 김 기자의 좌충우돌 인터뷰

by 김PDc 201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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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크레용으로 동그라미 쳐놓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아버지는 밤샘 일을 나가시고 야근으로 얼룩진 어머니는 늦게 퇴근을 하십니다. 난 찬밥을 물에 말아 동생과 함께 마른 멸치, 쉰 김치로 허기를 달랩니다. 우리에겐 루돌프 사슴 코도, 산타클로스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준 1980년 추운 겨울 크리스마스이브는 그렇게 또 다른 하룻밤처럼 흘러갑니다.’



가난한 10대의 유년 시절을 보낸 선배는 오랜 기억 속의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고 1980년도나 2014년도나 달라진 것이 없는 노동의 시장을 이야기한다.

가난은 대물림된다고 했던가. 이제는 개천에서 용 나기가 무척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리곤 한단다. 얼마 전 목회자가 된 선배를 만나 들었던 이야기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보다 돈이 중심이 되는 세상으로 변질되어가는 현실을 바라보며 아직도 우리 주변의 이웃은 소외되고 좌절하고 자살을 하는 절망의 공화국이 되어가는 것을 느낀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등한시하던 일들이 천형처럼 자신에게 떨어졌을 때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을까!

얼마 전 두 번째 공연을 한 ‘모나미’ 모으고 나누는 아름다운(美) 친구들의 공연장엘 갔다. 이번 취재는 가족들과 함께 했다.

두 아이의 아빠로 아이들이 자라면서 살아가야 할 가치 중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나눔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주고도 싶었다.

코리아나 빌딩 8층 스카이 홀. 대전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넓은 공간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파리바게트 중촌, 테크노점에서 후원해준 빵과 음료가 이른 저녁의 출출함을 달래 주었다.

자율 입장료 5,000원을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며 각자의 이름으로 방명록을 작성하게 하고 아크릴로 제작된 입장료 통에 넣도록 했다. 잠시 후 모나미 박종화 대표의 개회 인사로 공연은 시작됐다.

다음은 공연이 끝나고 2014 이웃사랑 재능기부 콘서트에 참여한 뮤지션들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더드림 : 단장 목진설, 오카리나 신숙경

로드 환타지아 : 베이스 손범석

방과 후 밴드 : 기타 최종호, 보컬 허윤석

뮤즈마리 : 리더 최원영, 드럼 김홍기


[더드림]

김 기자 : 간단하게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목진설 : 더 드림은 기타, 플룻, 우클렐레, 오카리나 등의 순수하고 친숙한 악기로 관객에게 어렵지 않은 편안한 음악을 들려드리는 팀입니다.

김 기자 : 재능기부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목진설 : 평일이면 다들 직장관계로 참여가 어렵지만 일요일이라 모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 기자 : 멤버들은 고정이신가요?

목진설 : 멤버들은 바뀔 수가 있습니다. 가끔 개인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빠진 친구가 있습니다.

김 기자 : 오늘이 몇 번째 행사이며 앞으로 계속해서 참여할 의사가 있으신지요?

목진설 : 저희가 지금 2회째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으고 나누는 아름다운 친구들’이라는 좋은 취지의 공연인데 할 수 있는 한 참여를 해야지요. 앞장서서 할 생각입니다.

김 기자 : 더 드림 팀의 미래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목진설 : 저희는 올해 대전 원 도심 공연활성화 일환으로 3회 공연을 했고요. 내년에는 더 드림 단독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김 기자 : 계획하신 대로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목진설 : 감사합니다.

김 기자 : 오카리나 연주자시네요? 특별하게 어려운 점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신숙경 : 특별하게 어려운 점은 없고요. 퇴근 후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시간을 쪼개서 연습하고 공연으로 같이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큰 기쁨입니다.

김 기자 : 그 기쁨 오래오래 간직하시길 빌겠습니다.



[로드 환타지아]

김 기자 : 밴드 소개 부탁드립니다.

손범석 : 통기타 세 명의 라이브 싱어들과 일렉 기타 한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쿠스틱한 구성으로 밴드보다는 성격이 조금 다르고요. 어쿠스틱 위주의 음악을 주로 연주하거나 노래합니다.

김 기자 : 일반 분들이 어쿠스틱이라고 하면 낯설어 하는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손범석 : 이제는 조금 광범위하게 쓰이는 단어인데 통기타라고 할까요? 일렉적이지 않은 음악을 다룹니다. 구성은 일렉이 포함되어 있지만 포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 기자 : 특별히 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손범석 : 계기는, 저희가 일단 모나미 회원이고요. 음악인으로서 좋은 일에 참여하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이라생각했습니다. 이런 행사가 지역사회에서도 항상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공연이 있어 공연을 보러 오기도하고 바자회가 있으니 물건을 사기도 하지만 사실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이 사회에는 많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또는 그런 사명이랄까 그런 것이 음악인들에게 있다는 거죠.

김 기자 :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손범석 : 음반 제작을 준비하고 있고요. 모나미 뿐만 아니라 좋은 행사가 있다면 적극 참여해서 음악도 하며 좋은 행사의 취지도 알리고 할 계획입니다.

김 기자 : 앞으로 많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손범석 : 감사합니다.



[방과 후 밴드]

김 기자 : 밴드 이름이 재미있는데요?

최종호 : 저희 멤버는 방과 후 나머지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학교에서 방과 후 음악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과 후 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 기자 : 특별하게 힘든 점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종호 : 각자의 시간이 잘 맞지 않아서 연습이 참 힘들어요. 일주일에 한 번 모이기도 힘들고요. 요즘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모여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창작 작업이나 이런 건 하지 않고 기존 곡들을 카피하기 때문에 창작하는 것 보다는 덜 어렵다고 할 수 있어요. 어째든 악기 구성을 새롭게 만들어서 하는 작업이라서 또 나름대로의 어려움은 있고요.

김 기자 : 모나미에 참여한 계기를 말씀해 주시고요. 방과 후 밴드가 이렇게 모이기도 힘들고 어려운데 또는 싫어하는 멤버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 점에 대해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종호 : 일단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고요. 모나미의 취지에 다들 동감하고 서로 기회가 되면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같이 하는 거고요. 대부분 대전 지역에 계신 분들이기에 서로 알고 지내던 분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모나미에 대한 특별한 부담이나 어려운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김 기자 : 참, 이번에 음반 내신다면서요?

최종호 : 네. 요즘 보니까 음악하시는 분들이 한 팀만 하지 않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로 원래 ‘더 본’이라는 팀으로 정식 데뷔해서 활동했었는데 오랜만에 네 곡 새로 녹음을 했어요. 11월 중 출시 예정에 있습니다.

김 기자 : 타이틀 나왔나요?

최종호 : 네. 더 본 최종호의 ‘작은 기대’입니다.

김 기자 : 음반, 대박 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최종호 : 감사합니다.

김 기자 : 보컬이라면서요? 모나미 참석 계기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인가요?

허윤석 : 크게 의미를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고요. 베푼다는 것은 가진 자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여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의미는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그다지 풍요롭지는 않지만 모나미의 취지가 좋아서 마음으로라도 베풀자고 생각했어요. 마음을 가진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예쁘게 봐주시고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 기자 : 방과 후 밴드의 포부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허윤석 : 방과 후 밴드는 아직 저희 색깔을 찾는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더 드림’이나 ‘로드환타지아’ 같이 확실한 색깔을 가질 때 까지는 좀 더 배우고 연습해야겠지요. 그다음에 저희 색에 맞는 음악을 해보고 싶습니다.

김 기자 : 음악으로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허윤석 : 감사합니다.



[뮤즈마리]

김 기자 : 뮤즈마리는 무엇을 의미하는 거죠?

최원영 : 뮤즈마리의 뜻은요. 뮤즈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예술의 여신을 지칭하는 말이고 마리라는 말은 순 우리말로 우두머리 산머이 즉, 앞서나가는 이라는 뜻의 한글입니다. 뮤즈마리는 클래식, 재즈, 국악이 함께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앞서가며 해보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가야금, 플루트, 건반, 드럼으로 짜인 퓨전 팀입니다.

김 기자 : 모나미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최원영 : 제가 모나미의 회원이라 팀원들이 끌려온 건데요. 팀원들이 흔쾌히 응해줬어요 시간이 안 맞아서 참여를 못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다들 시간이 맞아서 팀원들 모두 참여 할 수 있었습니다.

김 기자 : 뮤즈마리의 그 동안 활동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최원영 : 다양한 장르이다 보니 아무래도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저희 팀은 아직까지 싱어가 없어서 관객 분들을 싱어로 모시고 있습니다. 또 음악을 같이 즐겨주니까 늘 감사하고 있고 관객 분들의 참여와 반응에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좀 더 다양한 장르를 개척해서 확실하게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 기자 : 뮤즈마리의 팀원이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김홍기 : 군대를 전역한지 다섯 달 정도 됐습니다. 군대 가기 전부터 하던 음악이 재즈, 락, 펑크 등이었는데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알고 지내던 최원영 리더의 추천으로 퓨전 쪽으로 합류하게 되었죠. 기존에 해오던 음악과 다르다 보니 어렵기도 하지만 또 매력이 있더라고요. 흥미도 생기고 재미도 있어요. 앞으로 쭉 뮤즈마리와 같이 하고 싶습니다.

김 기자 : 뮤즈마리의 계획이 있다면요?

최원영 : 일단 저희는 다양한 장르잖아요. 하지만 음악이라는 것은 하나라고 생각을 해요. 요즘 많이 이야기 하는 크로스오버라든가 퓨전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런 것처럼 저희만의 또 다른 장르가 만들어 질 거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내년 2월 달에 앨범을 내려고 받은 곡도 있고 자체 준비한 음악도 있습니다.

김 기자 :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최원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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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 : 그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분들은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손범석 : 문화 쪽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대전의 문화예술분야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콘서트는 대전에서 하면 무조건 안 된다는 둥 여러 말들이 들리는데 그런 만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분들이 더 앞장서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모나미도 자선 행사지만 예술인들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장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최원영 : 대전은 뮤지션도 많지만 예술가들이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가 공연합니다. 그런 모습들을 어여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모나미도 국내에서뿐만이 아니라 세계로 이어지는 그런 큰 행사로 발전했으면 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김 기자 : 공연이 끝나 돌아가시려고 하는 분들 붙잡고 인터뷰를 요청했는데요. 모나미뿐만 아니라 뮤지션들의 앞날에도 축복과 발전이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편하게 말씀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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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거리에는 징글벨이 울릴 것이며 구세군 자선냄비의 딸랑이는 쉼 없이 딸랑거릴 것이다. 일부 정치인이나 경제인은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기부물품을 쌓아놓고 사진 한 장 찍어 중앙 일간지에 홍보할 것이다.

매년 그렇듯 포장된 자선과 기부들이 판치고 나면 돌아오는 것은 허탈함일 것이다. 그나마 그런 기부마저 불경기로 많이 끊겼다는 소식을 듣지 않길 바랄 뿐이다.

모나미 공연장을 나서며 아이들과 네온으로 반짝거리는 대전의 거리를 걷는다. 예전과 다르게 한산하다. 사람 사는 활기찬 세상이 아니라 삶에 찌든 세상처럼 보인다. 떡 한 쪽도 나눠먹었던 유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은 진정한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친구들이 되는 것이다. 살며시 당신의 동참을 기대해 본다.


[당일 입장료 수익 및 바자회 수익은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 ‘섬나의집'(http://www.seomna.or.kr)으로 전액 기부되었습니다.]


본 글은 '월간地酒' 2014년 12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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