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무제

by 김PDc 2019. 5. 27.
반응형

무제


혈관의 표적에 달려들던 거머리가

흡반을 붙이고 철썩 달라붙는다


징그러운 환형의 적아


너는 붉은 피를 승리하였구나

배부른 봄을 살아 보았구나


무논 밖으로 던져져

따가운 햇살에 화형을 당할지라도


목숨 걸고 달라붙던 패기가 좋았구나


성질 난 발바닥에 싹싹 비벼지고 짓뭉개져도

빨판만은 꼭 오므린 채


뜨거운 피의 맛을 뱉지 않았다


짧던 삶의 후회란 것도 모르고


오월 한번 절절하지 못한 이름들에게

너는 검은 투사처럼 살다 가는구나



- 김주탁 -

 

반응형

'자료[영상.방송] > 김주탁의 일詩일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래  (1) 2019.05.27
파리도 팔자대로 산다  (1) 2019.05.27
포란  (0) 2019.05.24
제 3 한강교에서  (1) 2019.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