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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의 달
글자의 점 하나가 서로를 혼란하게 하고
신융장 숫자의 콤마 하나가
자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첫 직장의 실무가 되었을 때
퇴근 후 북창동 포장마차에 앉아 손바닥만 한 돼지 주물럭 연탄 구이와 소주 한 병이 모두 오천 원 어치인 계산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가던 버스에서
딱 오천 원어치의 스트레스를 찢어 버렸었다
가끔 마천루에 걸린 달을 볼 때면,
수 없는 오타의 하루가 휘청거리는 길
보름이 되기까지 살이 오르며 둥글어지는
저 달에서 품어지는 온유의 패러독스
삐끗하는 일은 바로 서기 위한 용서라고
내가 네가 되게 하던 달나라의 오타들을
노랗게 분사하고 있었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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