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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방살이
오후반 글짓기 시간이었다
몽당 4B연필에 칼날을 잘 놀려
골병든 흑심이 빼꼼 드러나면
혀침 살살 묻혀가며 꾹꾹 채워가던
원고지
내 방 하나 없었던
어린 마음에
띄어 쓰며 건너뛰는
빈칸들이 너무너무 아까웠다
-어른들을 위한 동시#47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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