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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by 김PDc 2019.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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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풀어 놓은 바깥 풍경은 

창문을 닫고 보아도

그대로 있다

창은 벽이 품는 양면의 소통이다

스물일곱 나이의 가을날에

너는 단풍 숲을 걸으며 물었다

창은 열림, 아니면 닫힘의 프레임일까

시를 쓴다는 나는 네 눈을 보며

대답 대신 두 눈을 떴다 감았다 반복하였다

우리는 한참 동안 서로 마주 보았고

어렵다는 듯이 고개를 우좌로 흔들며

그녀는 딱 잘라 말했다

사랑도 유리처럼 투명해졌으면 좋겠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끝내 설득하지

못한 일의 후회는

뒤늦게 알았던 이별의 이별을 앓으며

불투명의 창문은 벽이 되어 버리고 

그녀의 눈동자도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눈이 시리고 노안도 깊어져 

창문을 열고 안경을 벗어 버리면

풍경은 흐릿해져 버린다

너를 떠나 보내던

그때가 언제였더라 기억도 가물거리고


창가에 서면 

나도 모르게 창문을 열고 있었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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