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들길에서
코스모스 꽃잎에
고추잠자리가 내려앉아
쉬고 있다
꽃이 하늘거리면 다시 날아올라
파란 허공의 아무런 질서를
맴돌고
볕 따가운 한낮에 바짝 청이 오른
매미 소리에
쭉정이는 속청 떨어질 것 같았다
알곡 하나 품지 못한 서글픈 몸짓에도
헛된 가을은 뿌듯하다
빈 껍질의 이삭이 쭈삣 흔들리며
똑같이 닮은 내 사유의 여백에 들어와
하얀 공허로 참선 중이다
쑥부쟁이향 짙어 가는 들길이었다
- 김주탁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