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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가을장마

by 김PDc 2019.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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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


이냥 저냥 산다고 살다가

철 이른 허리 빠진 추석이 코 앞이고

뒤늦게 친정에 들이닥치는

못된 시누이 호들갑처럼 성가신

길고 긴 가을비

사나흘 뻐근하게 들판을 할퀴어 놓더니

철렁거리는 거친 바람까지 끌고 오려고

담요 바닥에 흩어진 민화투 잔패처럼 

어수선이 자빠지고 엎어진 끝물들의

바짝 마를 일들만 훼방하고 지나간다

몇 날 머물다 가려거든 

서툰 가을 화장이나 지우고 올 일이지

애꿏은 그리움만 적시고 있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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