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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춤
이제, 다 잊었다 싶으면
더는 안간힘으로 매달릴 이유도
그 무엇에 얽매일 욕심의 사유도 없다
잔정도 남기지 않으려고
물기 한 모금 삼키지 못하고 따가운 햇살에
바삭거리도록 말라 버렸다
나무와의 이별이다
가지와의 작별이다
허공과의 석별이다
낙엽은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놓아 버리는 긍정으로 떠나간다
순리란 서로에게 그런 것이리라
바람의 방향을 따라
이리저리 흩어져 날아가 버리는
목엽의 춤이 가볍다
머무르지 않는 외진 길바닥을 떠돌다가
사람의 발바닥에 밟혀도 아프지 않은
푸석거리는 저음의 물음
가을이 오면, 너에게도 그런 이별 하나쯤
웃으며 떠나 보내고 있느냐
처음이 끝에서 아름다워지는 마침
별이 별을 낳고 길에서 길이 생기는 이유를
바스라지는 기쁨으로 묻고 있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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