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계3

해안선 해안선 통영 연대도에 간다고 하니 친구가 멋진 시나 한 편 써 오라고 한다 그리하마 약언하였다가 술만 진창 마시다 돌아왔네 사람 나고 시도 나는 것이라서 젊던 여행의 기억과 낡은 연모 따위에 아린 가슴만 자꾸 저려와서 푸른 파도 소리만 밤새 뒤집어쓰고 옛사랑만 실컷 마셔 버렸네 - 바다에 섬으로 솟아 늘 뭍이 그리웠다 광야에 산으로 일어나 늘 바다가 그리웠다 그리하여 짠 눈물의 촉수에 엉키어 서로의 그리움으로 풀어져 버린 선 뭍과 바다의 경계가 되었다 끝도 없는 굴곡으로 이어지며 날아 오른 날개들이 벗어 놓고 간 연모의 탯줄 같은 표식이여 쉬지 않고 파도는 울어 오고 엎드려 부서져 가는 뭍의 가슴으로 해안선 사람의 사랑을 깨물고 있었다 - 김주탁 - 2019. 7. 18.
시간의 블랙홀 시간의 블랙홀 벽걸이 시계가 죽었다 자살과 타살의 중립을 지나 한시에서 멈추어 버렸다 남은 잔류를 끝까지 삼키고 바둥거리며 너도 경계를 버리고 싶었나 보다 0과 12의 모호한 의심을 피하려 했을까 나는 며칠 동안 시계의 사체를 걸어 두고 시간이 두들기던 건반의 부재를 즐겼다 시침을 거꾸로 돌려가며 아쉬웠던 과거로 돌아가는 꿈도 꾸었다 그동안 저놈이 내 시간을 얼마나 끌고 다녔는가 또는 떼밀고 하였는가 놈의 침묵은 무성의 반격이었다 하루하루 지나며 답답해지는 것은 오히려 내 쪽이 되었다 건전지를 갈아 끼워 주며 부활의 신성을 흉내 내던 귓가에 착각 착각 시간을 갉아먹는 시침 소리 우주의 박동을 조각하는 소리 생명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는 소리 망각의 웃음소리, 이별이 걸어가는 소리 때가 오면 놈 앞에서 사.. 2019. 6. 5.
리어커를 찾아서 리어커를 찾아서 그래왔던 하루를 비스무리 움트리며 움직여 본다 도깨비 방망이라도 들어있는 양 허리숙여 방긋 무거운 가방을 흡! 가벼웁게 들어본다. 세상을 두드리니 폼핀 떨어지고 하늘의 해는 잊혀져 간다 오르락 내리락 마주보며 세워진 그물같은 경계속에서 하루의 생존 담아가며 흥얼흥얼 조물거려 본다 비 맞는 인생같은 노가다의 격 세상이 얽으려는 일회용 끈일뿐 쌓여진 폼핀만큼 내가 짜아안 있다 한달의 소중함이 오늘도 있는 일당의 일년 속에 나를 실은 리어커가 있다 - 조철식 - 2019.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