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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옛날 그때 처럼
흠뻑 비를 맞아 봤으면 좋겠다
앞 머리카락을 타고 입술로 줄줄 흐르는
찬 빗물을 훅훅 불어가며
눈물 너머 너에게 걸어갔으면 좋겠다
보드란 속살까지 파르르 젖는
개나리 벚 목련 산수유 진달래 꽃길 따라
두 귀로 빗소리를 실컷 삼키며
세월 너머 너에게 찾아갔으면 좋겠다
사월 비는 또각 또각 길을 두드리며
늙어 가는 내 청춘 속을 시끄럽게 걸어오고
우산을 펼까 말까
남이 보면 주책 같을 이 망설임을 어찌하랴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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