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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詩사상

풍경

by 김PD 김PD씨 2019. 5. 9.

풍경

 
회의는 오후 세시에 열린다고 했다

유리창을 뛰어 넘은 햇살이
회의실 바닥으로 떨어지며 소집을 알렸다

모이는 사람들은 순서가 있어
생각이 많은 이가 생각이 없는 이보다 먼저 왔다

회의가 생기는 회의일수록
눈치껏 끄덕이거나 혹은 눈치를 채지 못하게 끄덕끄덕 거렸다

알 만한 상황이고, 알 만한 사람만 참석했는데
예상과는 다른 일이 벌어졌다

회의가 좌우로 튀다가
진보의 햇빛과 보수의 눈빛이 햇빛과 눈빛을 서로 바꾼 것이다

별일 없었다고 수습은 했지만
눈곱만큼도 관련 없는 햇살이 멱살을 잡혔다

늦게 와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이들 때문이라고
회의실 구석 있던 온풍기를 타고 소문이 돌았다

햇살이 억울한 오후였다


- 이국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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