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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꼬막을 씹으며

by 김PDc 2019.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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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을 씹으며


한 뼘을 기어가기 위해

한 모금 짠물로 썰뻘을 버티기 위해

한치의 깊이 속으로 박히기 위해


작은 것들은 몸부림쳤을 것이다

목숨을 걸기도 했으리라


한점 바다의 작은 이력을 씹으며


아, 너도 너를 산다고 발버둥 쳤을 것이다

어금니를 악물기도 했으리라


끓어 오르는 민물에 쩍쩍 입을 벌리고

쓴 술맛의 희석을 위하여


쓴 살맛의 흔들리는 중심을 위하여


쫄깃거리는 속을 뺏긴 빈 껍질들이

탁자 위에 수북 쌓여 갔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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