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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빠와 아들

by 김PDc 2019.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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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

8남매의 장남에 장손, 아버지는 유교의 가치관으로 똘똘 뭉친 가부장적 가장의 표본이었다.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삼촌들 고모들은 일사불란했고 사촌들마저 그 근엄함에 대꾸하지 못했다.
그렇다 해서 독재자 스타일은 아니었다. 
논리적인 이유와 합리적인 명령이기에 가족 친척들은 당신의 존엄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런 아버지이기에 태어나서 한 번도 친근한 대화를 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아빠라는 호칭이나 반말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어쩌면 그것은 살가운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 한 부대의 대대장과 사병의 위치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런지 아들 녀석이 '아빠?'라고 불러주면 왜 그리 좋은지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고 아빠라고 부르는 것에 아들 녀석을 꾸짖는 아내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초등학교 5학년 궁금한 것이 무척 많은 아들 녀석과 식탁에 앉아 도란도란 떠들고 나면 나도 모르는 행복감이 살며시 밀려든다.
친구 같은 아빠, 선배 같은 아빠
이런 나만의 방식이 진정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세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는 잘 안다.

오늘은 녀석과 목욕탕에 가서 등이나 밀어 달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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