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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상.방송]/김주탁의 일詩일作

제비

by 김PDc 2019.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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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어미는 벌레를 물어 올 때마다

열갈래 갈등이었다


작은 입이 찢어져라 울어대는

장구 북편처럼 시끄러운 노란 주둥이들


더 크게 우는 놈은 다음 차례다


속이 찼으니 더 시끄럽겠거니 하다가도

자꾸 더 크게 우는 놈의 입을 채웠다


살아남으려면 더 크게 울어라

채편처럼 두두둥둥 요란하거라


세상 한점 물어와 새끼를 먹이는 짓이

제비는 날마다 가슴 아팠다


아, 짠 눈물을 물고 와 웃음을 먹이시던

어머니


날마다 천근의 몸을 끌고 와 만근으로 주무시던

육 남매의 어머니여



마지막 먹이를 물고 온 제비는

축 처진 새끼 한 마리의 입을 채워 주었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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