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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변
뭐 빠뜨린 것 없나 잘 생각해 봐
먼 여행을 떠날 때마다
우리는 서로의 준비물을 간섭했다
들뜬 마음으로 훌쩍 떠나고 나면
무엇 하나 꼭 빠뜨린 것 같은
하얀 느낌
신이 나서 도시의 경계를 벗어났을 때
아차 싶은 것
여정을 끝내고 지쳐 되돌아오면
그 자리에 고스란히 있었다
바삐 산다고 사는 일도 그러해서
뭐 하나 빠뜨리고 아차 하며 사는 짓
반년이나 지나버린 시간의 변명을 구하며
태양의 눈을 피하는 사이
칠월에 굵어지며 익어 가는 뜨거운 열매들은
절대로 씨앗을 빠뜨리지 않았다
꼭 한 해가 저무는 곳에서 아프게 꺼내 보는
서로의 그렁한 가슴들
- 김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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